티스토리 뷰

번역 괴담

[117th] 프랑켄 할아범

레무이 2017. 2. 20. 03:05

초등학교 시절의 이상한 체험을 적어봅니다.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있던 기분나쁜 경험을 과감히 쏟아버리려고 합니다.



어린애들은 잔혹하게도, 조금이라도 세상의 평범함에서 동떨어진 것을 학대하거나 놀림거리고 삼기도 합니다.


살찐 아이, 더러운 아이, 공부를 빼어나게 잘 하는 아이 또는 못하는 아이, 장애인, 노인···



우리는 인간으로서 해선 안되는 일이었지만, 학교 근처의 허름한 오두막에 사는 거동이 수상한 (어린 마음이지만)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노인을 "프랑켄 할아범"이라 부르며, 볼 때마다 큰 소리로 조롱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일부러 화나게 하고, 스릴을 맛 보듯이 자신들을 따라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교정의 뒷편에서 오두막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을 발견했던 우리는,


즉시 "프랑켄 할아범"의 집에 숨어 들어가 보려고 노인의 오두막으로 달려갔습니다.


노인의 오두막은 굉장히 오래된 농가의 헛간에 문을 붙인 느낌이었고, 창문조차 없었습니다.


문이 열려있을 때에 몇 번 들여다 본 적이 있지만, 안은 우산에 붙여놓은 알 전구 하나 뿐이었고, 창문이 없는 실내는 오렌지 빛의 희미한 빛만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먼지 투성이의 알 수 없는 쓰레기같은 것이 어지럽게 쌓여있었는데,


아마도 거실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도 크고 작은 쓰레기, 종이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과연 '신발'을 벗고 생활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불결함, 무려 10년은 관리하지 않은 '헛간' 같았습니다.


트렌디하게 말하면, 그렇네요, 종종 [심령 스포트]로 관심받는 '폐허'같다고 말하면 알기 쉬울정도···


오두막의 출입구는 한군데 뿐, 뒷면은 산이 깎여내려진 절벽같은 모양입니다.


 


만일 노인이 돌아와서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들어가겠어!"


 


가장 건방진 A 군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프랑켄 할아범이 확실히 집에 없었고, 게다가 되돌아 올 기색도 전혀 없었기에 우쭐해진 것이었는지, 작은 영웅라도 될 기회를 잡았습니다.


낡은 판자문을 당겨 열자, 안은 어두웠고 당연히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척척 발을 디뎌가는 A 군의 등을 보고 우리는 약간의 장난끼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판자문을 양쪽에서 파샷! 하고 닫았습니다.


 

프랑켄 할아범의 오두막에 가둬버리고 놀릴 심산이었습니다.



"우갸아어!!!! #&%"


 

갑자기 갇혀버린 A 군은 처절하게 비명질렀습니다.



"와··· 왔다고! 도와줘! 도와줘!!"



"우크크크 저 녀석 바보잖아."


 

"뭘 무서워 하는거야···"


 

비명을 지르는 A 군의 모습에 모두 깔깔 대며 웃기 시작했습니다.



"있어! 있어!"



"빨리! 빨리 내보내줘!"



"있다고! 이리로 온다!!"


 


아무도 없는 것이 분명한 오두막인데, 이상할 정도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의심스럽게 생각한 우리는 마침내 판자문을 누르고있는 손을 떼었습니다.



콰당-!!

 


"우와아아아앙!!!"



힘차게 열린 문에서 A 군이 튀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쏜살 같이 도망갔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채 덩달아 우리도 우와아악 소리지르며 뒤를 따라갔습니다.


 


근처의 공터까지 따라가서 간신히 A 군을 잡았을 때는 이미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게다가 부들 부들 떨고있었습니다.


 

어떻게 든 이야기를 들어보자, 판자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는 순간, 안쪽에서 "프랑켄 할아범"이 느릿느릿 나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뭔가 중얼 거리 듯이 이야기하면서 (기억 나지 않지만 매우 기분나쁜 말이었다고 나중에 말함), 묘하게 느린 동작으로 다가와서는, 이쪽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문이 열렸다고 합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묘한 일입니다.


 

우리는 학교 교정의 뒤에서 그 노인을 본 후, 겨우 몇 분만에 오두막에 도착했습니다.



← 노인 ____ 교정 _ 학교 _ 오두막


 

이런 느낌일까요?


 

비록 성인이 전속력으로 돌아와도 학교에서 바로 달려간 우리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신기하게도 이것이 그 노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기도 했습니다.


 

왜 사라졌는지,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조차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완전히 얌전한 성격이 된 A 군은 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다고, 하지만 끔직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가끔 문득 생각날 뻔 했다고 종종 말했는데··· 가을에 트럭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때문에 그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었는지는 완전히 어둠 속으로 묻혀버렸습니다.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9th] 죽은 동생  (0) 2017.02.22
[118th] 할아버지 구해줘  (0) 2017.02.20
[116th] 까마귀  (0) 2017.02.20
[115th] 씌인 사람은 누구인가  (0) 2017.02.19
[114th] 사람 찾기  (0) 2017.02.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