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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우리 할머니의 언니 (큰 할머니)가 사망하여 가족 전원이 자고 오기로 하여 장례식에 갔었다.
실제로, 지금 살고있는 친척 중에서는 큰 할머니가 최고령이었기도 하고, 우리 가문은 왜인지 여성의 발언권이 강하기도 하기도 해서인지,
장례식에는 상당히 먼 친척들까지도 모였다.
친척에게 나와 한살 차이인 슈우 (남자)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친척 중 내가 어울려 놀 수 있는건 슈우 뿐이었다.
이번에 만난다면 15년만에 만나는 정도.
하지만 장례는 슈우의 부모와 누나만 와 있었고, 기대하고 있었던 슈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 문득, 초등학교 시절에 같이 친척의 장례식 (아마도 큰 할머니의 남편)이 있었는데,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슈우와 함께 놀고나서 무서운 일을 당한 것을 기억했다.
우리 아버지의 가문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상속자를 장남이 아니고 장녀가 이어간다.
아버지의 친척들은 큰 할머니도 포함해서 모두 동해에 인접한 바닷가였는데,
우리집은 아버지가 셋째여서, 현지에서 살지 않고, 오사카 쪽까지 나와 살았기 때문에, 그런 가문의 풍습은 이어지지 않았다.
슈우의 집도 우리집처럼 고향을 벗어난 집이었고, 카나가와에서 살았다.
여름 방학은 매년 추석 조금 전부터 큰 할머니의 댁에 모여 제사라든지 지역 축제에 가는 등 친척들이 모여서 함께 한다.
우리집이나 슈우의 집은 다른 친척과는 달리 꽤 멀리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큰 할머니의 댁에서 몇 박정도 묵게 되는 것이다.
큰 할머니의 본가가 바다에 가까워서 (도로 건너편 조금 멀리 바다가 보일 정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슈우와 바다에 놀러 갔었다.
내가 초등학교 2, 3 학년이었을 때의 겨울에, 큰 할머니의 댁에서 장례식이 있었고, (큰 할머니의 남편 장례식)
그 때도 우리집은 며칠 묵으며 장례식에 참석했다. 슈우의 가족도 역시 묵으러 왔다.
원래 나는 가벼운 인간이지만, 그 무렵은 특히나 대단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고,
장례식보다는 슈우와 논다는 것 이외에는 머리에 들어있지 않았다. ㅋㅋ
아침에 출발하여 큰 할머니 댁에 도착해서 밥 먹고 얼마 후에 빈소에서 밤샘.
이런건 뭔가 오로지 지루한 것 밖에 모르겠다. 전혀 놀 수도 없었고.
묵을 때는 "별채"가 뒤편에 있었고, 거기에서 숙식 하는 것인데,
그 때는 다른 친척이 대부분 묵으러 왔기 때문에 별채에 빈 방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본채에 머물렀다.
저녁밥이 끝나고 나서 "왜 이런 날에 돌아가셨느냐"라고, 친척이 중얼대던 것을 기억한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 (상당히 빨랐다. 6시쯤) 큰 할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다른 친척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집 앞에 작은 바구니? 뭔가 나무로 짠 그런 것을 매달아서, 그것에 이상한 종이 쪽지? 같은 것을 매달고 있었다.
문과 창문이있는 곳 전부에 매달고 있었고, 끈 하나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으니, 그만 신경이 쓰여 손으로 두드리고 놀았더니 아버지에게 실컷 머리를 맞았다.
그 중 덧문같은 것도 전부 닫았고, 덧문이 없는 부엌에는 큰 창호지 같은 것을 창틀에 압정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사람이 죽었을 때의 풍습 일까'라는 것이 첫 감상이었다.
아침 일찍 영결식을 시작으로 중간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낮이 조금 지날 무렵에 거의 끝났다.
매정한 어린이겠지만, 이게 끝나면 놀 수 있겠다는 것 밖에는 머릿 속에 없었다.
도중에 점심을 먹을 때, 모두들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는걸 기억한다.
몇시 쯤인지는 잊었지만, 상당히 일찍 다른 친척들은 차로 돌아갔고,
본채에는 우리가족과 슈우의 가족 만이 남았다.
여름처럼, 친척들 모두 밤까지 시끌벅적하게 식사할 것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슈우와 좀 이야기하는 정도로도 혼났던 기억이 있다.
집안에서 슈우와 놀았더니 "조용히 하거라"라고 혼났다.
저녁에 항상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서, "TV보고 싶다"라고 말해도 혼났다.
"어쨌든 조용히 해"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도 큰 할머니도 할머니도 말하고 있지 않았다.
너무도 한가해서 슈우와 이야기해서 "바다 보러 가자" 라고 했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자, 할머니가 안색을 바꿔서 달려왔고, 머리 맞고 옷을 잡혀서 식당 쯤까지 끌려갔다.
식당에는 슈우의 아버지가 있었고, 할머니와 둘이서
"오늘은 절대 나가면 안된다."
"위층에 얌전히 있어"
라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대로 거의 말하지는 않고, 수슈우와 오셀로같은걸 하며 놀다보니, 2층에서 잠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추워서 일어났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 갈 때, 생선비린내 같은 냄새가 났다.
시계를 보러 거실을 들여다 보면, 큰 할머니 라든지 우리 부모님이 신문을 읽고 있었고 아무도 말하고 있지 않았다.
뭔가 묘하게 기분 나빠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2층에 돌아 가려고 하는데, 복도에서 슈우와 우연히 만났다.
슈우가 말하기를,
"있잖아, 밤에 밖에서 누군가 온대."
큰 할머니라던지가 오늘 아침, 뭔가 그럴 듯한 것을 입에 담았던 것 같다. 그것을 슈우가 들었다고 한다.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2층도 덧문이 닫혀있어서 밖이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 창문 열 수 있을까."
아까 화장실의 작은 창문이 불투명 유리로 되어있어서 덧문이 없었던 기억.
화장실은 집 바깥쪽으로, 바다 쪽 (도로 방향)에 창문이 있었기 때문에 둘이서 보러가게 되었다.
겨울의 화장실은 장난이 아니게 추웠지만, 창문 하나 너머에 뭔가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비밀 기지에 틀어박혀있는 듯한 이상한 흥분과 동시에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한기를 느꼈다.
"정말로 있을까?"
작은 소리로 슈우에게 말하자 슈우도 속삭이며,
"있다고, 할머니가 말한거야"
화장실의 작은 창은 위치가 높아서, 초등학생인 내 키로 들여다 볼 수 있을리가 없었다.
변기의 급수 파이프가 달려 있어서 거기에 발을 올려서 창문을 들여다 보는 모양이 된다.
내가 먼저 밖을 보게 되었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용히 창문을 밀어 밖을 보았다.
처마 밑의 바구니가 흔들리고 있었다.
시야의 가장자리, 도로에서 집까지 뭔가 긴 것이 뻗어있었다.
잘 모르겠지만 그 긴 것의 이쪽 끝이 조금씩 이쪽을 향해 오고있었다.
10초 정도 보고있자 뭔가 무서워져서, 몸을 떨며 창을 닫았다.
"누가 있었어?"
"잘 모르겠는데, 뭔가 있었어."
"나도 볼거야."
"뭔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어, 도망치자."
아마도 나는 반쯤 울먹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추위와 정체 모를 무서움에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싶었다.
"뭐, 돌아간다고?"
화장실 문을 열고 슈우의 손을 잡아당겼다.
"나도 볼거야. 조금. 아주 조금만 볼거야!"
슈우가 나의 손을 뿌리 치고, 급수 파이프에 발을 올렸다.
창문을 밀어 열고 들여다 본 슈우는 잠시 후 밖을 들여다 본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저기, 이제 괜찮잖아? 돌아가자."
"**군, 이거"
말을 하다가 멈춘 슈우는 밖을 들여다 본 채로 "힛 힛"하는 소리를 냈다.
뭐가 뭔지 모르게되어서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는데, 내 뒤에서 소리가 났다.
"너희들 뭐하는거야···!"
슈우의 아버지가 엄청나게 화난 모습으로 뒤에 서 있었다.
변명은 커녕 한마디도 말하기 전에 나는 슈우의 아버지에게 옷깃을 움켜 잡혀 화장실의 바깥쪽 복도로 내던져졌다.
잠시 간격을 두고 슈우도 복도에 내던져졌다.
그 후, 화장실 문이 세게 닫혔다.
소리를 듣고 한 우리 부모와 큰 할머니가 왔다.
"바보자식!!"
아버지에게 귀싸대기를 맞고 큰 할머니에게 잡혔다.
"** (내 이름) 너 본 거니? 본 거야!?"
화 내실줄 알았는데, 큰 할머니는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무엇 하나 모르는 채로 주위 어른들의 무서운 얼굴 때문에 점점 두려워졌다.
"바깥은 봤는데 어두워서 확실히 모르겠어서, 금방 그만뒀어."
대답한 나에게 큰 할머니는 "정말이니? 얼굴은 보지 않은거야!?"라고 고함치셔서 나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문답 뒤에, 아버지와 뒤따라 온 할머니가 화장실 앞에 큰 짐을 두어 막았다.
슈우의 아버지는 "슈우! 너는!?"라며 어깨를 흔들었다.
나도 걱정되어 슈우 쪽을 보았다.
슈우는 웃었다.
"힛 힛"
딸꾹질 같은 소리였지만, 얼굴은 웃는 것 같으면서도 우는 듯한 표정.
"슈우지! 슈우지!!"라고 외치며 아버지가 흔들거나 호소하거나 해도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순간 모두 말문이 막혀서, 어두운 복도에서 본 그 광경은 이가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서웠다.
슈우는 옷이 벗겨져서 안쪽의 불간으로 끌려갔다.
큰 할머니는 어딘가에 전화하고 있었다. 거실에서 슈우의 엄마와 누나가 안색이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전화에서 돌아온 큰 할머니가
"슈우지는 날이 새면 즉시 "토우**씨"에게 (**는 들리지 않았다) 데리고 가라!!"
라고 말씀하셨고, 슈우의 부모는 오로지 끄덕일 뿐이었다.
나는 할머니와 부모에게 팔을 잡혀서, 2층으로 끌려갔다.
역시 옷을 벗겨 즉시 갈아입게했고 깔려 있던 이불 속에 던져졌다.
"오늘은 이 방에서 나오면 안된다."
그렇게 말을 남기고 나간 할머니. 닫힌 문 너머에서 뭔가 짧은 경을 읽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날은 부모님과 함께 하룻밤을 보냈다.
불을 끄는 것이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부모님의 다리에 매달려 떨고 있었다.
손발 만 이상하게 추웠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마중 나와 1층으로 내려갔을 때에는 슈우는 이미 없었다.
"슈우는 열이 나서 병원에 갔다"고 들었다.
방을 나갈 때 봤는데, 어제 현관과 창문에 매달려 있던 바구니 같은 것이,
내가 자던 방의 앞에도 걸려 있었다.
아침 밥 먹고있는 때, 큰 할머니가
"너희들 정말 바보 짓을 했구나."
같은 말을 했다.
부모님은 돌아갈 준비를 끝 마쳐놓았던 듯, 밥을 먹고는 바로 돌아가게 되었다.
큰 할머니와 할머니에게 인사처럼 사과하면서 집을 나왔다.
집에 돌아온 날 밤에 열이 나서 다음날 학교를 쉬었다.
여기까지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
이듬해부터 나는 할머니의 댁에 데려가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여름에 한 번, 큰 할머니 댁에 갔는데,
그 때도 친척들이 모두 모였지만, 슈우의 모습은 없었고,
"슈우지의 기숙학교의 여름 학기로 쉬지도 못한다"라고 슈우의 엄마가 말했다.
하지만 올해 9월의 큰 할머니의 장례식 때,
다른 친척이 "슈우지 군은, 역시 이상하게 되어 버린 것 같네요."
라고 말하던 것을 들었다.
그 때 슈우가 무엇을 보았는지는 모르고, 내가 무엇을 봤는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
아버지에 그 때의 이야기를 들으면 "바다를 보면 안되는 날이 있어"라는 말 이외에는 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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