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th] 쿠네쿠네 시리즈 (바다편)

어디에 쓰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여기에 적어보겠습니다.

누구에게 말해봐도 애매한 대답만 돌아왔는데, 여기라면 누군가가 제대로 답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초등학교 4학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친척이 수영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거기 여름 합숙에 참여시켜달라고 했다.

해변의 민박집에서 숙박하고, 바다에서 수영이나 물고기를 낚거나 산을 오르거나 했다.

초등학생들이 수십 명, 나머지는 인솔 교사로 남녀 총 4명 정도 있었다.

나는 또래의 사촌이 있었기에, 금방 다른 아이들과 친해져서 1주일 내내 매일매일 즐겁게 보냈다.

그 마지막 날의 바로 전날이었다고 기억한다.

운이 나쁘게도 태풍이 접근하고 있었기에, 바다에서 수영도 할 수 없어서 우리들은 방에서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모두들 방에서 이야기하거나 과자를 먹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했지만, 나는 눈앞의 바다를 숙소의 2층 창문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강풍으로 엄청난 높이의 파도가 철썩철썩 부딪혀오는 회색의 바다.

'뭐야 저거?'

무심코 목소리로 나왔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뒤에는 K도 와서 함께 창 밖을 보고 있었다.

2살 위의 6학년으로 곤충을 잘 잡는 놈이었다고 기억하고있다.

"어, 저거···"

K도 해변의 그것을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사납게 날뛰는 바다의 바로 옆을 흰색의 무언가가 걸어 오고 있었다.

걸어 온다? 라고 할까 이동 한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었다. 나는 근시라서 원래부터 잘 보이지 않는다.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도, 전신이 새하얀 색이었다. 하얀 잠수복? 그런게 있었던가?

움직임은 마치 미꾸라지가 떠오르는 느낌으로, 양손을 머리 위로 들고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의 바로 뒤에서 갑자기 주전자가 끓어 올랐다. 삐 ー ー ー ー ー ー ー ー ー ー ー!

아니, 그게 아니었다. K의 비명소리였다.

인솔 교사가 순식간에 달려왔다.

K는 몇 번이나 주전자가 끓는듯한 소리를 내며 다다미를 발버둥치며 맨발의 발로 문질러서 창문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 후 인솔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이 K를 병원에 데려 갔다고 한다.

그 날은 모두 무서워져서 이불을 붙여 가까이 붙어서 잤다.

K는 돌아 오지 않았다.

몇 년 후 친척 모임에서 사촌과 만난 김에 그 여름의 사건에 대해 물어 보았다.

사촌은 왠지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했다.

K는 스트레스성 뭔가로 인해서 (뇌가 어떻게 되었다던가) 그 후 바로 수영교실을 그만 뒀다고 한다.

수영교실에서도 여름 합숙같은 행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K가 무엇을 봤다고 하던데?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이것 뿐이었지만, 아무래도 들을 형편이 아니었다.

나는 그 여름 합숙 직후 안경을 쓰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 여름 합숙 때 안경을 쓰고 있었다면··하는 생각을 한다.

K는 함께 숲을 탐험할 때에도, 나무에 의태하고 있는 벌레도 가장 먼저 찾을 정도로 눈이 좋았다.

K는 분명 그 해변에서 춤추고 있던 것 (춤추고 있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을 똑똑히 보아 버렸다는 것이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