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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저께의 이야기인데.
그날 세미나 교수의 일에 참여하게 되어서 돌아오는 길에 막차를 타게 되었다.
우리 집은 시골이기도 하고 막차라는 것도 있어서 나 이외는 차내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하차 할 때까지 아직 7개 정도의 역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흔들리면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몹시 추웠다. 냉방 성능이 심각하게 뛰어난걸까 생각 뭔가 달랐다.
그리고 그 때 깨달았는데, 아까부터 비닐 봉지를 부스럭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머리 위 가까이에서 들리는걸 눈치채고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니 짐을 싣는 그물 선반에 누군가 누워 있었다.
내가 앉아 있었던 건 출입구의 바로 옆 보조석이었는데,
그 놈은 맞은 편 보조석의 바로 위에서 들여다 보는 모양새로 그물 선반에 몸을 기대고는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에 얼굴이 보라색 흙빛의 피부는 갈라져있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젊은지 늙었는지도 모르겠다.
들리고 있던 부스럭 소리는 놈의 한숨 섞인 목소리였다.
놈의 눈은 나를 향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녀석과 눈을 마주치면 안된다는걸 본능적으로 느꼈지만. 나는 눈을 피할 수 없었다.
웬지 눈을 움직이는 방법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도망치려고 해도 가장 끝의 차량이었기에 도망치기엔 놈의 옆을 통과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여전히 놈은 "부스럭부스럭···"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말을 내뱉으며, 그 누런색의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이제 정신적으로 한계에 도달했을 무렵, 역에 도착했다.
구르듯이 열차에서 뛰쳐나왔지만, 시선의 가장자리에서 놈이 이쪽을 본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역 정도를 집까지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놈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옆 방에서 부스럭부스럭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고양이가 노는 것 뿐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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