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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55th] 무음

레무이 2017. 3. 11. 19:20

옛날 얘기지만 들어 주길 바란다.



어울려 술마시는 친구들과 심령 스팟에 가기로 계획이 생겼다.


남자 2명 여자 2명인 그럭저럭 평범한 인원으로 그럭저럭 평범한 괴현상이 일어난다는 터널에 가게 되었다.


터널에 얽힌 소문도 익히 듣고 있었는데, 경적을 울리면 귀신이 나온다거나, 손자국이 가득 차에 달라 붙는다는 그런 도시 전설적인 것이었다.


별로 대단한 기대도 되지 않았고 와글와글 떠들면서 A의 차를 타고 터널로 향했다···.


가장 노력한 것은 A인데,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손자국이 붙으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세차까지 해온 오컬트 마니아.


B양과 C양은 술친구로 특별한 영감도 없으면서 분위기에 떠밀려 참가한 것 같았다


나는 친구라고는 해도 여자들과 떠들며 즐기는 드라이브에 만족했다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시골 산길을 30분 정도 달려서 문제의 터널에 도착했다.



역시나 기대만큼 분위기는 만점이었고, A가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있어하는 무서운 이야기를 해서 분위기를 띄웠다.


경적을 빵빵 울려서 기합을 넣고, 천천히 차를 몰면서 터널로 진입 해 나아갔다


안에는 환한 빛을 비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우중충했다.


모두들 말 수가 줄어들었는데, A가 말했다.


"좋아! 이 근처에서 경적 해버린다?"


라고 즐거워하며 말헀다.



여자 아이들은 "무섭네~"라고 말하면서도 즐거운 것 같았다.


두근 두근하면서 A를 부추겼다.




A는 "간다앗~!" 하고 말하면서 동시에 경적을 울렸다. 그러자,


"푸히~잉"


하고, 상상도 못한 수준의 한심한 소리가 터널을 울렸다.


전원 대폭소하면서 "이게 무슨 소리야?? ㅋㅋㅋ" "너무 재미있어 ㅋㅋ"하면서 분위기가 무너지며 박장대소를 했다.


우리들은 경적을 연타해서 337 박자를 맞춰보거나 하면서 대폭소했다.


"풋프힛프히히히힝" 하고 거듭 경적을 울릴수록 한심한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이상한 현상은 이런 대폭소 중 갑자기 일어났다.



갑자기 전원이 웃음을 뚝 그쳤다. '어라?'하고 생각해서 뒷좌석의 여자들을 보니, 입을 뻐끔뻐끔 하면서 웃고있었다.


웃고 있었다기 보다는 얼굴 표정만 웃고있다.



내 귀가 이상하다고 깨달은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완전한 무음상태여서, 뭐라고 수다를 떨고 있지만, 자신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절대 침묵.



A 나 B양 C양에게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모두 같은 현상이 일어난 듯 입을 뻐끔뻐끔 움직이면서 몸짓으로 귀가 안들린다는 것을 호소해왔다.



A가 뭔가 시끄럽게 말하는 듯한 모양으로 황급히 차를 몰았다.


난 절대적인 침묵 속에 무서워서 뒤로 돌아앉았다···.


뭔가 봐 버릴 것만 같아서 무서웠기 때문이다


터널을 통과했는데도 침묵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여서 "아- 아-" 해봐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10분 정도 달려서 산길을 빠져나올때 쯤에,


"나은거야?" 라고 B양의 목소리가 들렸기에, 기현상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B양와 C양은 뒷좌석에서 무서웠다고 으앙으앙 눈물을 흘렸다.


심각한 사건에 나도 안심했는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


A는 터널에서 나오는 시점부터 울고 있었으므로 전원이 울면서 드라이브를 했다.



겨우 편의점을 발견해서 뜨거운 커피를 사다가 진정할 수 있는 곳에서 모두 함께 아까 일어난 일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B양, C양이 흥분하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 것을 열띈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A가


"난 너희들이 이상해져서 엄청 무서웠어."라고 말하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사실 웬지 A는 아무 일 없이 들리고 있었다고 하는데,


갑자기 웃고 있던 우리들이 큰 소리로


"아"


"아"


"뭐야 이거? 아무것도 들리지 않잖아"


"도와주세요!"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기에, 모두 미쳐버린게 아닌가 생각해서 무서웠다고 눈물을 흘리며 털어 놓았다.



그 후 아무일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도 터널을 지나갔던 기억을 떠올리면, 여전히 웃음이 나오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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