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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82th] 산 위의 폐허

레무이 2017. 3. 24. 20:33

이미 십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당시 나는 도내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원래 사는 곳은 어느 시골인데, 그 지역에는 절친한 친구들이 여러명 있어서, 방학이되자 집에 돌아가서 아침까지 술을 마시거나 헌팅하고 뒷풀이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여름 방학.


언제나처럼 친구와 밤에 놀고, 헌팅한 여자와 노래방을 가고 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


여자들은 노래방이 끝나자 다음날 알바가 있다며 돌아가 버렸다.


한가해진 우리들은 누구라고 말 할 것도 없이, "그럼, 담력 시험이라도 할까?"라는 이야기가 되었고,


산 위에 있는 폐허가 된 별장에 가기로 입을 모았다.





지금이라면 절대하지 않을거지만. 남자끼리 담력시험이라니 뭐가 재미있는건지.


하지만 당시엔 면허도 땄겠다, 뭘 하더라도 즐거웠다.



그 별장은 지금은 철거되어 버렸지만, 현지에서 꽤나 유명한 곳이었고,


아무개씨가 그곳에서 죽었다든가 한밤 중의 창문에 여자가 들여다보고 있다던가 뭔가 여러가지 소문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나는 딱히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고 있을리 없었고,


함께 가는 친구가 4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꽤 여유 만만해 있었다.


처음가는 곳이었고, 무서움보다 들뜬 기분이 더 강했던 것이다.





노래방에서 꽤나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므로,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자정이 다 되어 있었다.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어째서 이런 산속에 별장이 있는거야? 라는 느낌으로,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험삼아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꺼보니 '정말 캄캄하고 어둡다'라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했다.


상당히 쫄았지만, 일단 동료도 있어서, 폐허 속에 들어가보기 위해서, 바리케이트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먼지와 곰팡이 냄새, 깨진 유리 등이 어지러웠고,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폭주족들도 오는 모양으로, '누구 누구 등장' 같은 말이 스프레이로 쓰여있어서, 그런 방면에서도 상당히 쫄았다.


뭐 그래도 나는 비쩍 마른 멸치지만, 친구 중에 격투기 하는 놈도 있고, 성격도 긍정적이었기에,


'꽤 많은 인원이 아닌한 습격도 괜찮아'일까, 같은 생각도 은연중에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폭주족도 오지 않았고, 잠시 폐허 탐험이나 뭔가를 물색하거나 부수는 등 여러가지 하며 놀고 있었는데,


잠시 후에는 질려 버려서, 우리들은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차에 돌아올 때 우연히 운전담당이 문을 닫을 때 팔꿈치가 도어락에 닿아서, 모든 문이 잠겼다.


나는 조수석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목격했는데, 정말 우연히 갇혀 버렸다.


그 다음엔, 그 곳에서 떠나지 않고 시동을 걸고 차에서 CD를 듣거나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 후 산 정상 부근에서 빛이 보였다. 그건 분명히 자동차 같았다.


이런 한밤 중에 산에서 내려오는 자동차라니 뭐지? 라고, 우리들에게도 약간의 긴장감 생겼다.





지금까지 사소하게 불법침입하고 놀거나 나쁜 짓 하고 있었으니까 도망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뭔가 그 때 차안의 분위기가 친구들끼리 서로 미루는 것 처럼,


왠지 아무도 도망치자고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차량이 눈앞까지 왔다.


뭐 1차로 였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왠일인지 그 차는 택시.


지금 시간에 산 꼭대기에서 무엇을? 이런 산속에 어째서 택시? 라고 우리들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 택시는 우리가 탄 차의 수십 미터 뒤에 정차하고


뒷좌석에서 두 사람을 내리고는, 그대로 우리들의 차량을 추월해 버렸다.


사람이 내리자 "위험해, 이 별장의 주인인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잠시 이쪽을 보다가, 문득 천천히 이쪽을​향해 왔다.



게다가 1명은 여성이었다. 새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분명히 남자, 정장 차림이었다.


나이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아마 40세 전후라고 느껴졌다. 얼굴도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들은 미묘하게 비현실적인 사건에 어안이 벙벙했다고 생각한다.


상황 파악을 못하는 우리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그들은 즉시 차량의 근처까지 다가와서


남성이 운전석, 여성이 조수석을 포위하고는


갑자기 문 손잡이를 당기고, 무서운 기세로 차 안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었다.



"!"


갸악-. 이젠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섰다. 위험하다.


아까도 말한대로 우연히 잠겨 있었기 때문에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것 따위 상관없다는 듯, 문 손잡이를 진심으로 뽑아내려 하고 있었다.


위축된 우리들.


자동차도 엄청난 기세로 흔들렸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누군가가 "도망쳐라!"라고 외쳤고, 운전자도 재빠르게 차를 발진시켰다.



"우와- 무서워어----!"


차 안은 난리가 났고. 어느새 모두들 공포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차를 세우고, 모두가 "뭐였던거야 저거?"같은 말을 각자 말했다.


친구들이 바보에다가 밝은녀석들이라서, 진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제일 심하게 운 놈은 누구냐?"같은 이야기도 했다.


"나는 아니야-!"라든지, "니가 제일 안습이었다고." 라고 서로 이야기 했다.


나는 그다지 눈물을 보이지 않은 덕분에, 그다지 언급되지 않았다.



상당히 침착해진 후, 격투기 경험자 잘나가는 친구에게 넌 왜 안나갔던거냐고 물어 보았다.


이 녀석은 꽤 성급한 놈이라서 모두 의아했다. 참고로 이 녀석은 운전자.



그 녀석은 음료를 마시며 한마디.


"아마 내가 이길 수 없었을거야."


"오오? 언제나 자신만만한데, 이번에는 대단히 기특하구나."


누군가가 익살스럽게 놀렸다.


그러자 운전자 녀석은 열받아서



"왜냐하면, 내 차 1톤 이상 되는거잖아? 문 손잡이를 올릴 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차가 흔들리는거냐.


그 놈들 힘이 장난 아니야-.


···게다가, 너희들, 그 놈들 얼굴 바라보긴 했냐?


눈이, 굉장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눈이 검은자위 밖에 안보이는거야. 그거 절대로 사람이 아니었어."



남녀의 얼굴을 잘 보지 못한, 우리들은 그 말에 뜨끔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그리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침까지 보냈다.


이미 한참 지난 일이라 쓴다지만, 나는 눈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오줌이 조금 나왔다.


인간이 진정한 공포를 맛보면 오줌을 흘린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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