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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83th] 사슬로 묶인 사당

레무이 2017. 3. 25. 00:28

"소의 목"이라는 에도 시대부터 전해지는 괴담이 있는데, 나의 시골에도 이와 유사한 전설이 있었다.



해발 200미터 정도의 산이 있었다. 산 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까운 느낌이다.


현지 사람들은 그 산에서 봄은 산나물 채집, 여름에는 약초 채집, 가을에는 밤과 버섯을 채집했고,


겨울엔 아이들이 썰매를 타며 놀기도 하는 등.


(이곳은 폭설 지대로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의 무대가 되기도 한 N현)


이 지역의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산이었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지만, 도중에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지역 주민들은 왼쪽 산길에는 결코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길이 있는건지 여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길 없는 길을 걸어들어 가면, 길의 끝에는 관목으로 둘러싸여서 평지라고는 직경 3미터 정도 밖에 없었고,


거기에는 중학생 정도의 키의 목조 사당이 있었는데, 주위가 쇠사슬로 묶여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체인도 상당히 낡고 녹슬어있었다.


(나는 실제로 가서 목격)



옛 전설에 따르면, 이 사당을 열어 안을 보면, 지나친 공포로 인하여 즉사하거나 미쳐 버리므로,


안이 어떻게되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의 목'과 똑같은 이야기이다.



다만, 사슬이 걸린 사당을 본 사람은 많다. 무서워서 안을 보지는 않는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인데, 중학교 2학년때의 6월, 동급생과 함께 사당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 봤지만,


사슬로 묶인 사당을 눈앞에 두자, 어떤 경외감에 휩싸여, 사당에 손을 댈 수 없었다.


집에 와서 그 이야기를 하자, 할아버지는 천벌을 받는다며 꾸중하시고, 유물론적인 아버지는 미신을 믿는 건 바보라며 이 또한 꾸중들었다.



그 해 가을 그 산에 올라 버섯을 캐고, 산에서 버섯 즙을 들이킨 사람들이 독버섯 중독으로 죽거나, 지역의 고교생이 겨울 산의 등반 연습 중에 심장 마비로 죽었다고 할 때마다 (언덕 같은 산인데?)


나는 그 쇠사슬로 묶인 사당의 일이 기억나면서 섬뜩하다.


고향을 떠난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그 사당은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관심있는 사람은 N현 M시, F촌, I지역의 현지인들이 B모치산라고 부르는 산의 사당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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