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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04th] 비쩍 마른 OL

레무이 2017. 4. 4. 22:58

들은 이야기인데, 상당히 무서웠다.



친구 A가 살고 있었던 방은 1층의 가장 끝이었고, 바로 옆 방에는 OL로 보이는 여성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OL씨는 A를 좋아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누가봐도 확실한 추파를 던지거나, 여러가지 핑계를 붙여 찾아 오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연애에 서투른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는 특별히 마음이 없었지만······


마음이 없었던 이유는, 그 OL 씨, 엄청나게 말랐으며 창백하고 정갈해보이지 않았다.


처음 그가 이사 온 초기에는 혹시 병으로 요양이라도 하는 건가? 생각했다고 한다.


직업이 있는 행색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저 푸른 얼굴······ 그걸 생각하면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 등, 연모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하기 시작한 듯,


제대로 된 모습의 그녀와 아침에도 자주 만났고, 돌아오는 길에도 마주쳐 함께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었다.


연애 감정으로 만난다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좋은 이웃 관계였다.


그러나 그 여성은 나날이 쇠약해지는 모습이었다.


걱정은 되었지만, 밤에는 자주 웃음 소리가 들려 왔기에, 내세울 정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을 경계로 모습이 보지이 않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악취가 났다.


관리인과 함께 보러가자 죽어 있었다. 아사였다.


시체와 그 방 조합에 그는 섬뜩함을 느꼈다.


방에 비치 된 가구같은 것들은 모두 헐어 있었다.


마루바닥도 없고, 벽은 와드득 부서져있었고, 그녀의 방 옷장은 뒷면을 보이고 있었다.


거기엔 온통 그의 초상화로 보이는 것과 체모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오래된 사랑의 주술일 것이다.


그녀는 일 같은건 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가짜로 일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쾌활한 듯이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웃고 있었다.


수입은 방안의 물건을 팔아 충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물과 약간의 음식만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유언"이라고 쓰인 얼룩이 묻은 종이를 가지고 있었다.


뒷면에는 "A씨"라고 써있을 뿐 내용은 없었다.



왜 그녀가 그렇게 좋아했는지, 왜 일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섬뜩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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