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th]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중학교 2학년 말에 이사를 가게되었다.

이사 전날, 집 앞을 같은 반의 M 군이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면서 걷고 있는 것을 봤다.

M 군은 유치원부터 중 2까지 같은 학교에다가 집도 가까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대화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M 군은 통통하고 운동신경이 둔하며 마음이 약해서 친구가 적은 타입이어서, 나는 대하기 곤란했다.

그래서 왜 그때 M 군에게 말을 걸었던 건지는 나 자신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때의 대화는 분명하게 기억하고있다.

"뭘 중얼중얼 말하고 있어?"

"이상한 약속을 해 버렸어... 이상한 약속을 해 버렸어."

"누구와 어떤 약속을 했다는거야?"

"약속이라서 말할 수 없어··· 하지만 너 전학가는 거잖아? 그럼 괜찮으려나. 나는 내가 아닌거야··· 아~ 역시 안되겠어. 약속했으니까 말할 수 없어."

그리고 M 군은 가버렸다.

지난달 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던 중학교 동창회가 있었다. 도중에 전학간 나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리운 얼굴들 중에 모르는 얼굴. 게다가 멋지다.

나는 친구에게 '저 사람 누구야?"라고 물었다.

친구는 "M 군이야"라고 말해 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M 군 많이 변했네. 다른 사람 같아. 예전엔 둥글둥글했잖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에, M 군 옛날부터 인기있었잖아. 지금과 전혀 변함 없고." 라고.

다른 친구 몇 명도 M 군은 스포츠 만능에 리더 적인 존재, 인기 만점··· 등, 내 기억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그날은 M 군과 대화하지 않았다.

집으로 와서 M 군이 찍혀 있을 학급의 사진이나 초등학교 졸업 앨범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겨우 찾아낸 한장은 유치원 때의 사진. 통통한 M 군.

어머니와 누나에게 M 군임을 확인하고 인상을 물어보니 내 기억과 같았다.

그리고, 중학교 친구의 중학교 졸업 앨범을 받아왔다.

거기에는 동창회에서 본, 멋진 모습의 M 군이 찍혀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만난 지 일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사진인데.

어머니와 누나도 "이건 M 군이 아니잖아."라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앨범에 써 있던 M 군이 남긴 말은

"나는 내거야. 약속 이니까."

였다.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하자,

"조금 못 본 사이에 극적으로 멋지게 변신하는 놈 있잖아. 그런거 아니야?" 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학교 친구들과의 기억의 차이라거나, M 군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가 신경이 쓰여서, 무심코 오컬트스러운 생각을 해버린다.

그래서, 직접 본인에게 물어 보려고 하고 있는데, 뭐라고 물어야 할지 모르겠어.

갑자기 "너, 진짜 M 군 맞아?" 하고 물어보면 이상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