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th] 한밤 중에 집 밖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였다

이야기 모음을 보다가 깡마른 남자가 손을 흔들면서 달려오는 이야기를 읽고 매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으므로 써 본다.

나도 그 이야기의 남자와 같은 취미가 있었는데, 한밤 중에 집 밖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였다.

우리집은 정확히 T자 도로의 교차점에 있었고, 그 중에서도 세로선에 해당하는 길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였다.

길에는 가로등이 띄엄띄엄 이어지고 있어서 스포트라이트처럼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의 빛이 도려내어 보여주는 광경을 보고 히죽히죽하고 있었다.

이런 근본부터 어두운 악취미를 가진 나는 당연히 소심했기 때문에,

집의 2층에서 밖을 들여다 보는 모습이 주위에 드러나지 않도록 커튼을 단단히 닫고 틈새로 들여다 보고 있었다.

물론 내 모습의 실루엣이 보이지 않도록 방의 불은 껐다.

객관적으로 써 보니, 내가 봐도 상당히 기분 나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날도 의욕적으로 밖을 보고 있는데, 전봇대 바로 옆에 여자가 우두커니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자는 내가 보기에 옆을 향하고 전봇대에 문자인지 뭔지를 적는 것처럼 보였다.

집에서 전봇대까지의 거리는 200m도 채 되지 않는 정도 였을까,

신경 쓰였기 때문에, 쌍안경을 들고 뚫어져라 집중해 봐도 여자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 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문득 여자의 얼굴에 쌍안경을 돌렸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막혔다.

눈이 마주쳤다.

전봇대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게다가 나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바깥의 사람이 내가 몰래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는 일은 있을리 없는 일이다.

그 사람이 처음부터 이쪽에서 쳐다보고 있다는것을 모르는 한.

내심 상당히 혼란스러우면서도, 그래도 역시 그 여자는 이쪽을 알아챈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확실히 눈이 마주친 느낌이었지만, 여자도 우연히 우리집 창문 쪽을 바라봤을 뿐이다,

실제로는 눈이 마주친 것은 아니다, 라고.

그런데 여자는 양손을 둥글게 만들고, 그것을 두 눈에 대어 보였다.

'보 인 다 고-'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 모양으로 그렇게 말했다.

단번에 굉장한 소름이 돋아올라서, 나는 바로 커튼으로부터 떨어졌다.

소름과 식은 땀이 가라앉을 때 까지 기다린 다음,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커튼 사이로 내다봤는데 여성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그날 이후, 밤에 밖을 바라보는 취미는 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