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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18th] 방 안의 긁힌 자국

레무이 2017. 6. 30. 16:59

옛날 대학 시절에 아파트에서 독신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아파트는 태양 빛이 들어오는 2층과 주차장에 가까운 1층에 방이 비어있었고,


나는 주차장이 가까운 1층의 방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관리자가 "정말로 여기가 괜찮아요? 위에 (2층) 빈 방도 있는데."라고 했지만, 나는 딱히 어느 쪽이라도 좋았기 때문에, 관리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1층으로 결정했다.



방 자체는 3개의 방에 있고, 임대료 5만엔이라고 생각하기에 굉장히 좋은 방이라서


이런 곳을 비어 있는 일도 있구나~ 하고 기쁜 마음이었다.



방에 짐을 들이고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하고나서야 눈치 챘지만, 방의 벽에는 긁인 자국이 많이 있었다.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살던 어느 날,


방의 긁힌 자국이 신경쓰여서, 왜 이렇게 자국이 난 거지~라고 생각, 긁힘이 있는 벽 아래의 카펫을 들춰 보았다···


그러자 한 장의 사진이 나왔고, 거기에는 커플로 보이는 젊어보이는 2명이 찍혀 있었다.


그것과 함께 어째서인지 대단한 양의 갈색 머리카락이 나왔다.


발견했을 때 소름이 돋아서, 어째서 관리인은 내가 들어오기 전에 청소도 해두지 않은거야! 라고 화를 냈다.



이 사진을 찾고 나서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 카칵카칵카칵카칵하는 소리가 났다···,


상당히 낡은 아파트였으니까, 나는 쥐인지 뭔지가 있겠지- 하고 별 신경을 쓰지는 않았는데,


매일 밤 그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어느 날 한밤 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 일어났다.


카칵카칵카칵 소리가 긁힌 자국 근처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나는 화장실에 가는 김에 쳐다 보았다···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고 갑자기 소리가 사라졌다···.


'에엥?'정도로 생각하고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데, 또다시 카칵카칵카칵 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쥐라고 생각하여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살펴 보았다.


그러자 또 소리가 그친 것이다···



어쩐지 기분이 나빠져 한기가 온몸을 타고 올라온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는, 침실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긁힌 벽을 지나서 왠지 뒤를 돌아보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방은 전등이 꺼져있어서 어두웠지만, 바닥을 일직선으로 검은 둥근 그림자가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돌아보면 안돼"


라고 누군가가 말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탓에 온몸에 오한이 들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또 다시 시작됐다.





나는 돌아보고 말았다···





몹시 겁 먹은 얼굴의 하얀 여자가 뭔가로부터 도망치는 느낌으로, 등 뒤의 벽을 손톱으로 긁고 있었다···.




나는, 어째서? 이런게 정말로 보인다고?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거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여자는 몇 초간 벽을 세차게 긁다가 왜인지 갑자기 연기가 되어 사라져 갔다.




나는 보았다. 이상한 것을 보았다. 난생 처음 보았다.



마구 흥분 했지만, 공포에 질려 그날 밤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이 것을 관리인에게 말해 보았는데,


가정폭력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그런 가족이 전에 살았다는 것 같다···


방에서 나온 사진을 보여 주려했지만, 왠지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그 후에도 2주간 계속 살고 있었지만, 카칵하는 소리가 매일같이 들려서 무서워서 잘 수 없는 날이 계속되었다.


그 때부터 수면부족으로 인하여 학교생활도 잘 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휴학하고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아파트에서 사는걸 그만두고 집에서 학교에 통학하게 되었다.



괴기현상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아파트 앞을 통과하면 소름이 돋는다.




결국 사진은 사라졌다.


카펫 아래에 있던 갈색의 머리카락이 어떻게 되었는지 등은 전혀 모르지만, 그 방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나도 비어있는 그대로이다.




뭐, 이게 대학 시절에 경험한 이상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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