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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16th] 천장의 그림자

레무이 2017. 6. 29. 22:59

고등학교 때 친구 집에서 잤던 적이 있는데, 천장에서 내려온 흰 그림자가 방 안을 서성이며 배회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가위 눌림 같은 건 없었지만 그림자가 잠시 방을 배회한 뒤에 부엌으로 사라졌는데, 또다시 방으로 돌아온 시점에서 정점에 달한 공포심에 기절버린듯···


깨어나보니 아침이었습니다.



친구가 준비 해준 아침식사를 먹으면서 조심스럽게 물어 보니,


"아, 역시 왔었어?"


라고···.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 아파트에 이사 온 때부터 가끔 나타다고 있다는데,


처음에는 놀랐지만, 익숙해져 버려서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고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는 친구라든지 자고가는 날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내가 묵은 밤에는 그 녀석이 꿈에 나와서,



"놀라게 해버린 모양이라 대신 사과해주시오..."



같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이사하는게 낫지 않아?"라는 말을 했더니,


친구는 "처음에는 놀랐는데, 특별히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집세도 싸니까" 라고.



실제로, 그 녀석은 졸업할 때까지 건강하게 거기에서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체험했을 때는 상당히 무서웠던 일인데,


이렇게 문장으로 써보니 흔한 체험담 같아서, 별 일도 아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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