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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13th] 화재 현장의 아이

레무이 2017. 6. 27. 18:47

꽤 오래 전에 근처에서 화재가 난 적이 있다.


화재 현장의 주변 상황이 걱정스러웠기에 보러갔다.


화재가 난 집은 어느정도 자산가여서 큰 집이었던 탓도 있어서, 불꽃은 격렬하게 타올랐다.


구경꾼도 많았다.



현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그을음으로 검게 된 가운을 입은 그 집의 주인으로 보이는 부부가 이웃의 간호를 받고 있었다.


소방차는 아직 오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는데,



구경꾼 한 사람이 "야! 저기!" 라고 외치며 2층을 가리켰다.




2층의 베란다에는 아직 5살이 되지 않은 정도의 소녀가 양손을 들고는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불길은 바로 아래까지 육박하고 있었고, 소방차는 아직 도착할 기미가 없었다.




이웃사람이 부부에게 "따님이 아직 베란다에...!!" 라고 했는데, 의아스러운 얼굴을 하며 일련의 광경을 보고 있던 남편이 말했다.






"우리는 딸이 없는데요···"





분명히 그 집에는 아이가 두 명 있었는데, 둘 다 벌써 성인이되어 독립했고, 게다가 아이들은 둘 다 아들이었다.


손자를 데려 온 것도 아니었다.



부부도 오십 대 후반에 접어 들어서, 연령적으로 어린 딸이 있을 만한 나이가 아니다.




그럼 그 여자애는 누구지? 라고 생각하면서 베란다를 올려다 보니,




어느덧 소녀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냥 거기에 서 있었다.






그 얼굴은 어쩐지 온화하게 미소짓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2층의 베란다에 불이 붙었고, 여자아이는 연기 속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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