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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담임이었던 선생님(여)의 성격이 나빴다.



본인의 자식과 우리 학생들을 비교하면서, 나의 아이는 너희들 같은 아이로 키우지 않겠다던가, 어쨌든 그 인간은 자신의 아이만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우리들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인간이었다.



특히 나같은 건 성적이 나쁘고 바보였기 때문에 항상 트집잡히기 일쑤였다.


이런 문제도 풀 수 없는거냐, 라든지, 어쨌든 이것저것 들쑤심당하다가 화가 치밀었던 나는, 선생님의 책상 속을 엉망으로 어질러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들의 초등학교에서는 교실에 선생님의 간이책상 같은 것이 있었다)



쉬는 시간, 그 날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운동장에 나가거나 다른 학급에 놀러가서, 남아있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선생님의 책상 서랍을 열자, 깨끗이 정리 된 노트와 색상별로 깔끔하게 정리 된 펜 등이 눈에 들어왔고, 어쨌든 이것을 엉망으로 어지르고 있었다.



문득 보자, 아래쪽의 노트에 뒤집어 놓은 사진이 끼어 있었다.


가족 사진일 것이라고 직감 한 나는, 이 사진도 훔쳐가버릴까, 하고는 사진을 뒤집었다.



그 사진에 찍혀 있던 것은 담임과 남편 같은 인물, 그리고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



격렬하게 떨리는 내 손.


심장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사진 속 아이의 얼굴이 불에 그슬려있었다.




그을음에 칙칙한 아이의 얼굴.



다급해진 내가 노트를 떨어 뜨리자, 노트 사이에서 여러 장의 사진이 나왔다.


모두 아이의 얼굴만 불에 그슬려 있었다.



순간적으로 낌새를 느끼고 복도 쪽을 돌아보자,



복도 측의 유리 너머.



불투명 유리 때문에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직립 자세로 서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나는 담임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창문에서 뛰어 내렸다.


1층 이었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는 숨어서 교실 안을 보고 있었다.


(교실 쪽에서는 사각이 되는 좋은 위치에 있었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담임은 성냥을 사용하여 사진을 그을리기 시작했다.



거기까지 본 나는, 미친듯이 달려 운동장에 가서 친구들과 합류하여 놀았다.




다른 사람 (학생)이 사진에 장난을 쳤던 것일까, 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무서운 것은 지금 생각해도 그런 일을 해야할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부부사이가 매우 나쁘다면, 사진 속 '남편의 얼굴'을 그을리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왜 아이의 얼굴을? 그렇게나 자랑했는데.



그리고 그때, 만약 교실이 2층이나 3층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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