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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86th] 사정이 있는 집 방문

레무이 2017. 8. 21. 05:51

최근 이사를 한 내가, 부동산 담당자로부터 들은 이야기.



집을 보러가는 차안은 시시껄렁한 잡담으로 고조되고 있었다.



담당자의 신혼 생활이라거나, 짜증나는 손님 이야기라든지.



화제도 다 떨어져갈 무렵에 부동산이라고하면 클래식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사정이 있는 집'이라는건, 역시 있습니까?"



"있습니다...군요. 이 업계에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예요."



담당자도 오컬트와 호러쪽을 좋아했기 때문에 얘기를 받아줬다.



그 임대 회사(대기업)는 과거에 자살이나 타살이 있는 등, 이른바 '사정있는 리스트'는 숨기지 않고 공개한다고한다.



비밀로 했다가 나중에 들키는 것이 귀찮으니까, 라고했다.



그리고 다음엔 담당자가 직접 체험한, 그리고 내가 들은 실화.





몇 년 전 어느 날, 어느 고객이 자신이 담당한 집을 보러가자고 했다.



고객은 스낵바를 경영하고 있는 50대의 밝은 아줌마.



그 집은 조건이 좋은데 비해 시세보다 훨씬 임대료가 싸다.



최근 자살이 발생한 바로 직후의 '사정이 있는 집'이었다.



아줌마에게 과거에 자살이 있었던 방이라고 말했을 때,



"아 괜찮아 괜찮아! 나 영감이 있거든. 좋은 영인지 악한 영인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괜찮아!"



하는 믿음직한 대답이 되돌아왔다.



그럼 바로 가볼까요, 하고는 차에 올라 탔다.




시각은 22시 반.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의 집에 도착했다.



지 주인에게 맡아둔 열쇠를 꺼내어, 아줌마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방 문을 열었다.



"정말 멋지잖아-!"



아무래도 아줌마의 영감 레이더에는 걸리지 않은 모양이다.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 내리고 집에 대해 설명을 시작한 담당자.



베란다, 거실, 수납 등을 돌면서 대체로 설명을 마쳤다.



"그럼 마지막으로 욕실이군요"



그렇게 말하고 화장실을 열고는, 다음으로 이어지는 욕실 문을 열었다.



"어라?"



문이 안쪽에서 잠겨 있었다.



이 집에 들어온 것은 자살이 있고 나서, 우리들이 처음 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동전과 핀으로 손을 써서 문을 열자, 욕조에 물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오싹했다.



열쇠가 잠겨 있었는데, 누가? 언제 들어갔는데? 아니면 처음부터 채워져 있었던 걸까···?



"나갑시다! 빨리!"



아줌마의 말에 도망치듯 그 집을 뒤로 하고, 매장으로 돌아왔다.



진정하고는,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무엇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뭐 저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욕실에 있는거야! 죽은 아시아계 남성? 끔찍한 죽음의 그림자였어, 정말. 기절한 다음에도 확실하게 죽을 수 있도록 욕조에 물을 채워놨던거야."



나중에 들어보니 자살 한 것은 한국인 남자.



잠겨있던 그 욕실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고 한다.



현재는 관서지방에서 상경해 온 남성이 혼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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