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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87th] 질투

레무이 2017. 8. 22. 00:53

친구가 대학생 때, 당시 사귀던 남친이 모자 가정이었다.



그렇지만, 원래 부유한 집안이어서 고급 아파트.



게다가 대학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좋은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친구도 자주 놀러 가고, 때로는 묵는 것도.



하지만 가정집이라서 일단 사양은 했지만 남친의 "괜찮아~ 괜찮아"의 꾸준한 태도에 패배(서로 들뜬 마음이었던 탓도 있음), 그런 날들이 어물쩡 3개월 정도 계속되었다.



문제는 그의 엄마.



상당히 젊은데, 특별히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거의 재택.



그건 괜찮았지만 정말로 '이런 사람 있구나'라는 정도로 비뚤어진 성격이라고 한다.



아들의 남자인 친구에게는 야단법석을 떨며 살갑게 굴지만, 여자를 상대할 때는 차갑다.



하물며 아들의 여친에게는 명백히.



격식 차릴 것 없이, 꺼리는 태도.



어쨌든 자주 폐를 끼친다면, 누구나 불쾌하게 생각할거야- 라고 생각해서, 앞으로는 남친이 뭐라고 하더라도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하고는, 항상 실례라며 과자 상자를 내밀었다.



그런데 바보취급을 하는 듯 코 웃음을 치며, "그런 부자연스러운 모양새, 난 별로니까 ㅋ"라고 대놓고 거절당했다.



부자연스럽다고!?



의미를 알 수 없는데다가, 40대의 성인이 그런 말투라니? 그리고 친구는 분개했고, 언제나처럼 남친이 왜그러냐고 묻자 아니라고 둘러대고는 나가버렸다.



덧붙여서 어머니쪽은 아들을 과보호했지만 (독자니까 당연할지도), 다행히 남친은 마마보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어머니를 약간 귀찮다고 생각했다고.



항상 그런거니까 신경쓰지마, 처럼.



그런데 어느 주말, 자고가기로 하여 남친의 방에서 자고있었는데, 친구가 화장실에 가고싶어서 깨어났다.



휴대폰을 보니 AM 4 : 34 무렵.



애매한 시간에 일어났구나,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진 남친을 힐끗 보고는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봤다.



방으로 돌아가려고 복도를 걷고있는데 위화감을 깨달았다.



아까 방을 나와서 화장실로 향할 때는 시야가 거의 깜깜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실에서 새어나오는 전등의 오렌지 빛으로 희미하게 밝다.



아줌마가 일어난 것일까···?



일순간 두근거렸지만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고 손잡이에 손을 걸었다.



"피이짱! 피이짱!"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어둠속에서 갑자기 울린 이질적인 소리가 신경쓰여서 거실을 들여다보았다.



목소리의 정체는 구관조였다.



피이짱이라고 말한, 그 구관조가 들어있는 새장은 TV 옆의 선반에 놓여 있었다.



거실에 아줌마는 없다.



지금까지 거실에 새장이 놓여있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고, 그러고 보니 그가 예전에 어머니가 방에서 새들을 키운다고 한마디 말했던 것이 그때 기억났다.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기억에서 사라졌던 모양이다.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만 새의 바로 앞까지 가서 뚫어지게 관찰했다.



부리로 바구니를 찌르거나, 울음 소리인지 잘 모를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때때로 "피.이.짱, 착.하.구.나. 똑.똑.하.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친구가 무심코 '굉장해'···라고 말했을 정도로 솔직하게 감탄했다고한다.



잘 가르치고있다- 라고.



그러나 다음 순간.



"마유미 죽어. 마유미 죽어. 마유미 죽어. 마유미 죽어. 마유미 죽어."



마유미는 친구의 이름이다.



친구는 눈을 크게 뜨고 전율했다.



그러자 뒤에서 웃음 섞인 큰 헛기침이 들렸다.



놀라서 뒤돌아보니 거기는 아줌마의 방.



문은 닫혀있다.



그러나 지금의 헛기침을 미루어 보면, 아줌마는 문에 달라붙어서 분명히 귀를 곤두 세우고 있었다. (어쩌면 몰래 내다보고 있었을지도?)



그 헛기침은 그야말로 정말 "부자연스러운" 어색한 헛기침이었다.



친구는 곧바로 달려가서는, 짐을 가지고 쏜살 같이 달아났다.



첫 차 시간까지 편의점에서 시간을 때우고 충격때문에 머리는 돌아가지 않았지만, 메일로 그에게 이별을 고했다.



당연히 싸웠고, 미련이 남고, 대성 통곡도 했지만, 이제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이별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 어머니가 있는 한, 잘 될 수 있을리가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친구가 화장실 가있는 동안 일부러 거실에 불을 켜고는, 가르친 폭언을 말하도록 하려고 새를 놔둔 것일까? 생각하면···




그리고 전국의 마유미씨 미안합니다, 기분 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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