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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05th] 25번 검사실

레무이 2017. 9. 7. 03:14

의료 기기 납품업체 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병원에서,


"응급 치료때문에 물품을 대량으로 사용했으니, 즉시 보충해 주시오."


라는 연락이 들어와서, 귀가하는 길에 병원에 들렀다.



그런 일은 비교적 흔하기 때문에, 연락온 부서 쪽으로 물품을 가져간 것이 10시경.


참고로 그 방은 순환기 계통의 심장 카테터실이라는 검사실.


연락이 들어오긴 했지만 담당 직원은 모두 그 다른 곳에 나가있는지 아무도 없었다.


검사실은 깜깜했기 때문에 전등을 켜고, 빨리 납품하려고 검사실의 장비 창고에 들어갔다.



그때 였다.


갑자기 스피커에서


"삐이- 삐이-"


라고 큰 소리가 들려오고는 이어서,



"코드 블루 발생! 코드 블루 발생! 25번 검사실로 와주세요!"



라는 원내 방송이 들어갔다.


(코드 블루라는 것은 긴급 소생 필요한 환자가 발생했다는 의미의 방송)



"이런 시간에 코드 블루라니. 큰일이겠네. 25번 검사실이라고. 어디있는 방일까."


소리에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다지 걱정하지는 않고 납품을 계속했다.



같은 방송이 다시 한 번 반복 되었을 때 깨달았다.


"···25번 검사실...이라면 여기잖아??"


(평소엔 25번이라고 숫자로 방 이름을 부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았다)


다시 검사실의 내부를 둘러봐도 당연하게 혼자일 뿐이었다.



그건 어째서 왜 이 방에서 코드 블루??




그것 뿐, 더 이상의 방송은 없었지만, 매우 기분이 이상해져서 완전 적당히 납품하고, 그대로 도망치듯 검사실 밖으로 나왔다.



그랬더니 바로 그 때, 잘 아는 순환기 의사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까의 코드 블루 들었을까? 생각해서 그 선생님에게,


"응급도 있었는데 이런 시간에 코드 블루라니 힘들겠어요. 그런데 카테실 (25번 방)에 아무도 없는데요."


라고 얘기하자 의사는 멍한 얼굴로,


"무슨 말 하고는거야? 코드 블루 같은거 없었는데. 응급은 있었지만, 아까 끝난 참이야."


"네에? 방금 들었는데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면서 다시 이야기하자, 나에게 선생님은


"밤이니까 중앙 방송에 제한 걸려있는데? 몰랐구나."



그 자리에서 PHS에서 사무실에 전화하여 확인해 주었다. (방송을 하는 부서)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런 방송은 아무데서도 의뢰하지 않았어요."


라는 것. 즉 코드 블루는 없었다고.


"잘 못들은거 아니야?"


웃으며 선생님은 그 검사실에 들어갔다. 원래부터 거기에 용무가 있던 모양이다.



평소의 영업하던 나라면, 쫓아 들어가서 이야기라도 한마디 했겠지만,


그럴 만한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대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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