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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27th] 허수아비

레무이 2017. 10. 2. 15:34

연말부터 연초까지 나는 고향인 군마에 돌아가서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방학에는 반드시 이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시골이기도 했으니까, 그 우체국의 배달 경로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우체국에서는 "경력자가 돌아왔다!"하며 기뻐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고딩 S의 인솔을 맡아 버렸다.


간단히 말하자면, 2, 3일 간 함께 배달하면서 배달 경로를 안내해주라는 것이다.


이 S는 상당히 붙임성이 좋아서, 나와 곧바로 농담따먹기를 할 정도로 친해졌다.


이 녀석이 배부하는 곳은 50곳 정도.


배부하는 집은 적었지만, 각각의 배달 장소까지 심각하게 먼 지역이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8일째였다.


나와 S의 배달 지역은 서로 가까웠기 떄문에, 우체국에 돌아갈 때 버스 정류장 옆의 자판기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있었다.


그날 S는 눈을 새빨갛게하고 눈물을 흘리며 맹렬한 스피드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시간은 17시가 되려는 시점이었고, 이미 알바하는 곳으로 돌아갔어야 할 시간을 ​​크게 지나있었다.


미끄러져 구른 모양새였고, 얼굴도 옷도 자전거도 흙투성이였다.


"어떻게 된거야?" 라고 묻자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만 반복할 뿐 요령부득이었다.


나는 배달물을 파손하거나 분실한거라고 생각해서 "우선 우체국에 돌아가자"며 S를 이끌고 돌아왔다.



S의 모습을 본 집배과의 과장이 무슨 일 이냐고 달려왔다.


과장이 "왜그래? 편지를 잃어버렸어?"라고 묻자 S는 "전부 배달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물어봐도 도통 종잡을 수가 없어서, 내가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라고 묻자 "믿지 않을거예요."라고 S는 말했다.


그 후, 몇 명의 국원이 돌아와 똑같이 S에게 물었는데 "믿지 않을테니까요."라고 시종 일관.


어느 국원이 "혹시 검은 색의 허수아비를 본거야?" 라고 묻자, S는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국원이 "아, 숲에서? 아니면 강?"라고 묻자, S는 "둘 다"라고 답했다.








S의 배달 경로에 A라는 집이있다.


배달물로 보면 어떤 중년 부부 둘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거기까지 가려면 300m 정도의 어두운 숲을지나 작은 개울을 건너 밭 사이의 길을 통과해야한다.


솔직히 이런 곳에 집 짓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그 A 주택은 20년 정도 전에 화재가 있었던 것 같다.


그 화재로 부부의 아이들과 노인 3명이 사망했다고한다.


노인의 할아버지는 아이를 병원에 옮기려고 하다가 숲길에서 힘이 다했고, 할머니는 타다 남은 상태로 개울에 떠올랐고, 아이는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 졌으나 이송되어 간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이제 A 주택은 밭 사잇길을 지난 곳이지만, 예전에는 지금의 밭이 있는 곳이라는 모양이다.


국원의 이야기로는 할아버지는 아이를 찾고, 할머니는 지금도 뜨거움에서 도망치려는게 아닌가 한다.



"처음에는 허수아비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새까만 머리가 눈을 뜨는 거야. 새하얀 색의···."


라고 S는 말했다.




나도 문득 돌이켜 보았다.


확실히 그 밭에 허수아비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딱 한 번, 강에 떠있는 허수아비를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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