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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 사슴 벌레 채집에 열중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초등학생 때는 채집 한 사슴의 크기 종류에 계급이 나눠질 정도.
5학년의 H군이 넓적다리 사슴 벌레를 채집했다는 정보가 들어왔고, 그 정보에 자극받은 우리들 3학년 두 명과 6학년 O군이 근처 D산에 최강 곤충을 잡으러 가기로했다.
사슴 벌레가 최고 순위라서, 붉은다리 사슴벌레 멋진녀석을 잡으면 바로 학교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
D산은 조금 나지막한 산에 테니스장이 있는 사슴벌레가 잘 잡히는 포인트였다.
주위는 철망으로 덮여있어서 기본적으로 출입금지였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모두들 철망에 구멍을 뚫거나 망을 타서 넘어가기도 하고 사슴벌레 순위권에 도전했다.
사유지 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야쿠자의 사유지라는 소문도 있었다)
아무튼, 초등학생이란 그런거였으니까.
언제나처럼 철망에 뚫린 구멍으로 산에 들어온 우리들은 참나무를 걷어차서 떨어지는 풍뎅이와 작은 사슴 벌레를 채집해서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으며 목적지로 향했다.
목적지는 가장 커다란 상수리나무였는데, 그 나무는 전설의 왕사슴벌레까지 잡았다고하는 대단한 나무였다.
차는 것만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령인 O군이 나무를 올라서 곤충을 찾는다는 작전을 세웠다.
곤충은 높은 나무 위에 있으니까.
원숭이처럼 참나무에 오르는 O군을, 우리들은 아래에서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나무 위에서 바스락대던 O군이 갑자기 나무에서 내려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저런게, 저기 울타리 안쪽에 걸레같은 큰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고 O군은 덤불 속에 약간 보이고있는 녹색 철망을 가리켰다.
"톱 할아버지 이려나 ㅋㅋ"
라며 우리들은 농담을 했다.
톱 할아버지라는 것은, 이 산에 살고 있다는 괴 노인인데, 큰 톱으로 침입자를 따라다닌다는 소문의 인물이었다.
항상 이 산에 들어갈 때는 톱 할아버지를 조심하면서 들어오는 것이다.
사슴벌레에 대한 것은 금세 잊고, 우리들은 그 울타리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까워 질수록 역겨운 냄새와 (죽은 가재 냄새같은) 크고 작은 파리가 날아다녔다.
조금 패인 땅에 있는 그 울타리는 변전소 기계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거기에는 걸레라기보다는 양복을 입은, 걸레가 아닌 것이 걸려 있었다.
맹렬한 냄새, 파리의 정신없는 소리도 들린다.
이제 눈치챘을 것이다.
우리들은 목을 매단 넝마를 발견해버린 것이다!
"목을 맸어···"
무서워져서, 그래도 도망가면 쫓아올 것 같아서 천천히 원래왔던 길을 돌아, 종종걸음으로 조금 넓은 장소까지 달아났다.
최고령 O군은 정상에 테니스 코트가 있는 것을 알고있었기 때문에 귀띔해줬다.
"너희들은 산에서 탈출해라."
"톱 할아버지를 조심해."
라는 말을 남기고는 다른 길로 신고하러 내려갔다.
그리고 남겨진 두 녀석들은 무서워져서 급하게 산을 내려가게 되었다.
도중에 몇 번이나 잔디에 발이 걸려서 넘어지고 굴러대면서 두 사람은 산을 필사적으로 내려갔다.
함께 있던 친구가 제대로 긁혀버려서 조금 휴식했다.
근처에 있던 잎으로 상처를 닦으면서 조금 전까지 무서운 것이 있었던 자리를 되돌아보았다.
난생 처음보는 진짜 시체.
그것도 썩은 시체라는 사실에 두 사람은 부들부들 떨었다.
O군은 무사히 신고하러 갔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까 내려온 길을 검은 코트를 입은 듯한 남자(?)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천천히, 마치 먹이를 찾는 곰처럼 느릿느릿 느긋하게 올라간다.
"야, 저거 톱 할아버지 잖아!? 위험해."
상처를 잎으로 닦던 친구가 나에게 귀띔했다.
나는 공포 맥스 상태라서 끄덕이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우와아아아악~~~! zght # '&ㅈ,채ㅇㄷㅏ엡저!!"
단번에 공포에 휩싸여서 뭐가 어떻게 된건지 어떻게 해서든 산을 달려 내려갔다.
가시 철사에 둘러싸인 철망에 난 구멍에, 둘이서 서커스의 사자처럼 뛰어들어 이중의 탈출극을 맛보았다.
나는 이 때 허벅지를 가시 철사에 긁힌 듯, 왼쪽 허벅 다리가 피투성이였다.
결국 사슴 벌레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산 아래에는 이미 여러 대의 경찰차가 도착해 있었다.
O군도 거기에 있었다.
O군이 신고하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신고한 모양으로,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고인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즉, 산 아래에있는 경찰차는 현장 검증을 위한 경찰차인 것이다.
구급차는 없었다.
여기서 O군을 포함한 우리들은 석연치 않다고나 할까, 이상하다고 생각한 점이 있었다.
우선, O군과 우리들의 공통적인 의문.
· 고인은이미 신고되어서 이송되었다는데, 우리들이 본 그 시체는 무엇이었을까?
· 산에 들어갈 때는 자동차 1대도 서있지 않았고, 경찰차 커녕 눈에 띄는 차도 없었다.
그리고 O군을 제외한 우리들의 의문
· 그 검은 코트의 인물은 누구인가?
· 경찰이 현장 검증을 하고 있었다면 왜 경찰관은 만나지 못했는가?
경찰에게 허벅지 응급 처치를 받고는 (마키론을 뿌렸을 뿐이지만) 경찰로부터 이제 돌아가라고 잔소리 들었다.
검은 코트의 남자 이야기를 할지 좀 고민했지만 이야기 하지 않았다.
O군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톱 할아범이었을까?
그해 여름 이후, 우리들은 D산에 가지 않게 되었다.
다른 사슴 벌레가 잡히는 장소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왠지 D산에 가는 것이 싫어졌다.
허벅지의 상처는 이미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흉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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