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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71st] 강한 아이

레무이 2017. 11. 22. 15:38

나는 유치원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맡고 있던 봉숭아반에는 A군과 B 군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의 일.


A군과 B군은 함께 정글짐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부상은 대단치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흐느껴 우는 B군. A군은 전혀 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심코 나도



"B군? 다리 좀 볼래? 피도 나오지 않으니까 괜찮아. A군은 전혀 울지 않죠? 남자는 아파도 울지않는 아이가 강한거야."


라고, A군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2일 후


정글짐에서 A군이 떨어졌다면서 다른 선생님이 교무실로 뛰어 들어 왔습니다.


서둘러 나는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응급처치를 위해 정글짐으로 달려갔습니다.


틀림없이 A군이 울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근처에서는 어른들이 외치는 소리 뿐.


A군은 울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마를 부딪혔는지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괜찮아?"


라고 얘기하다가, 무심코 눈을 크게 뜨고 말았습니다.


남성 직원에게 안겨 히죽 웃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본능처럼 위험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나는 다른 선생님에게 A군의 가정 환경을 물었습니다.


부모님 모두 건강하고 무엇보다 A군은 품행바른 극히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정글짐에서 떨어졌다고는 해도 저렇게 다쳤을리가 없습니다.


정글짐 위에 올라가 머리부터 다이빙을 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때 A군의 이변을 눈치챘다면··· 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1주일 후.


엄청난 비명이 운동장에서 들렸습니다.


황급히 달려갔는데, 다른 직원 모두 움직이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그 앞에 있는 모래밭을 보자, A군이 쓰러져있는 B군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A군?"


나는 떨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A군의 입에서 붉은 덩어리가 툭하고 떨어졌습니다.


"B말이야. 겁쟁이라서 선생님이 칭찬해주지 않는다고 우니까, 내가, 아파도 참으면 칭찬받을거라고 말했어. 그래서 B의 여기 깨물었어."


A는 B군의 목을 가리쳤습니다.


"모처럼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데, 왜 B는 움직이지 않아?"


피 묻은 입으로 내게 물어왔습니다.




A군은 무통각증이었습니다.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젠 내가 B군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경찰과 구급차가 왔습니다.


피바다 모래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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