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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초등학교 시절) 옆집의 나이든 부부가, 자주 싸움을 했다.


한밤 중에 "죽인다!"라는 고함 소리가 들려왔고, 그릇이 깨지는 소리까지.


어쨌든 굉장히 심한 부부싸움이었다.


이웃에 폐를 끼쳐도록 말이다, 하지만 난 구경이 취미라 방의 불을 어둡게하고, 옆 집을 훔쳐보곤 했다.



그날도 한밤 중에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어서 전등을 끄고 쭈욱~ 들여다 보고 있었다.


옆 집은 말이야, 커튼을 항상 열어놓아서, 내 방에서 재미있게도 잘보였다.


아줌마가 프라이팬으로 아저씨를 때리거나, 히스테리를 부리며 식기를 던지거나, 아저씨가 의자를 던지거나 말이다. ㅋㅋㅋㅋ



좀처럼 볼만한 가치가 있는 싸움이었다.


그러다가, 아저씨가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나를 눈치채버렸다.


아저씨는 창문을 힘차게 열고 내쪽을 향해서.



"쳐 맞고싶냐! 이 망할 녀석이!"



라고 호통을 치며 위협했다.


초딩이었던 나는 겁이나서, 부모님 방에 가서 이불에 들어가서 그날은 잤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흘러도,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러오지 않았다.



나는 훔쳐보기를 그만뒀다.



우리집은 시바견을 기르고 있었다. 인근 상가의 가게에서 받은 개다.


매우 귀엽고 머리도 좋고, 무엇보다 착하고 좋은 개였다.


옆집 아저씨가 개를 싫어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마당에서 기르고 있었고 아무것도 폐를 끼친 것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옆집 아저씨가 우리집에 화를 내며 쳐들어왔다.


개가 냄새낸다든가, 자신을 보고 짖는다느니 보건소에 당장 데려가지 않으면 개를 죽인다! 라고했다.


나는 "절대 개를 보건소에 데려가면 안돼!"라고 울면서 부모님에게 부탁했지만,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개는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개를 데려가지 않으면 옆집 아저씨가 자식들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끝에, 어쩔 수 없이 개를 놓아줬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슬프고 슬퍼서 옆집 아저씨가 싫어서 어쩔 수 없었다.



부모님 말씀으로는 개가 불쌍했기 때문에 보건소에 데려가지는 않고 차로 다른 지방의 산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개는 산에 놓아주자마자, 기쁜 듯이 뛰어다녔다고 한다.


그 사이에 부모님은 개를 놔두고는 차로 돌아왔다고 한다···.


개의 마음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놀이에 데려왔다고 생각 했겠지.


그러나 실컷 놀고는 주인에게 돌아오니 아무도 없는 걸. 모르는 땅에 혼자서···.


불쌍한 마음이 벅차올랐다···.


나는 옆집 아저씨가 미웠다. 저주해서 죽여버릴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쨰서인지 옆집 아저씨는 갑자기 돌연히 죽었다.


나는 기쁘고 기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아저씨의 사망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아줌마에게 살해당했을지도 모르고, 알 수 없었는데, -그렇더라고 좋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람의 죽음이 이 정도까지 기쁜 일은 없었다.



아버지가 죽고나서 일주일이 지났던가, 안지났던가 하던 날, 마당에서 "왕! 왕!"하는 그리운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방에서 나왔다.


무려 개가 돌아온거다! 진흙으로 새까맣게 되어서!


이렇게나 행복한 일은 없었다.


이때 만큼은 신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2년 전에 개는 늙어서 죽었지만, 나는 한껏 귀여워했고, 개에게서 많은 행복을 받았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개는 좋다.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라서···



개가 하늘에서 행복하게 살아주길, 나는 바라고 있다.


만약 환생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또다시 나와 뭔가 깊이 관련된 존재로 거듭나고 싶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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