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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96th] 진흙 경단

레무이 2017. 12. 14. 05:23

5년 쯤 된 이야기입니다.



사이가 좋았던 친구 A가 잡아 이사를 했습니다. 나도 이삿짐 운반을 돕기 위해, A의 새 집으로갔습니다.


출발 한 것이 점심이 지나서였고, 짐이 많았던 것도 있었기 때문에 이사가 끝났을 무렵에는 이미 오후 8시 30분이 지났습니다.


일단은 근처 편의점에서 밥을 사서 친구와 먹고, 약간의 짐 정리를 하고는 그날은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흙 냄새가 났습니다. A를 깨웠는데 A의 발이 어째서인지 진흙 투성이입니다.


밤에 맨발로 나갔다고 해도 집 근처에는 진흙은 없었고, 바닥도 전혀 더러워지지 않았습니다. A가 샤워하는 동안 내가 아침 식사를 만들려고 현관 옆에 있는 부엌으로 갔을 때, 문득 현관에 검은 무언가가 떨어져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진흙 경단 3개···



A의 장난인가 생각한 나는 진흙 경단을 버리고 A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것을 기다렸습니다.



A는 전혀 모른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점점 기분이 찜찜해졌습니다.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A를 혼자 두고 돌아가는 것도 느낌이 좋지 않아서, 하루만 더 자고가기로 했습니다.



눈을 뜨면 어제와 같은 흙 냄새. A를 일으키자 A의 발에는 대량의 진흙. 바닥은 역시 더러워지지 않았습니다.



설마··· 현관에 가 보았습니다.



진흙 경단이 2개···



A도 기분 나빠했고, 이사 때문에 짐도 어질러져있는 그대로, 둘이서 나의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문 채 시간이 흘렀고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흙 냄새, A의 발은 진흙 투성이.



바닥은 깨끗했고, 현관에는 진흙 경단.



오늘은 1개 였습니다.



문득 나는 생각했습니다.



"내일이 되면 0이잖아···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A도 같은 것을 생각하던 것 같습니다. 전혀 상상도 되지 않았고, ( "죽는다"는 것은 제외하고···) 그냥 불안해 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A와 나는 그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잤습니다.



다음날, 흙 냄새는 나지 않았고 A의 발도 더러워지지 않았습니다. 현관에 진흙 경단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정말로 괜찮은 걸까? 라고도 생각했습니다.



A는 매우 안심한 모양으로, 오늘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내가 걱정되어서 오늘도 A를 나의 집에서 자고가라고 했습니다.



그날은 즐겁게 식사도 하고, 밤늦게까지 대화에 열중하다가 잤습니다.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을 떴습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왔는데,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났습니다.



창문을 약간 열고 침대로 돌아 가려고 했을 때, "부스럭"하는 소리가, A의 방향에서 났습니다.




거기에는 A의 다리를 잡아 당기고 있는 소년의 모습. 눈을 부릅 뜨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A의 발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A는 전혀 일어날 기색이 없었고, 나는 무서워서 A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그러나 A가 일어나지 않는겁니다. A는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일어나 버리는 사람이었는데도, 아무리 어깨를 흔들어도 일어날 기색이 없었습니다.



나는 곁눈질로 A의 발밑을 바라 보았습니다.





"푸슉푸슉"




하는 소리가 났고, 발목의 윗 부분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살점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뼈가 보였습니다.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고, 다음에 일어났을 때 A의 모습도 핏자국도 소년도 사라져 있었습니다.





A는 실종되었습니다.


나는 2년 정도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날의 사건을 꿈에서 매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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