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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05th] 부엌의 인기척

레무이 2017. 12. 21. 06:12

TV에 나오는, 굉장한 영능력자의 영감이 100이라고 하면, 나는 아마 2정도의 영감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충한 생각이지만 ㅋ)



내 주변에는 나보다 조금 더 강한 영감을 가진 친구가 몇명 있는데요.


영감이 강한 사람의 옆에 있으면, 평소보다 영감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나는 평소 2 정도라서 영의 형체는 안 보이는데, 그 영감이 강한 친구와 함께 있으면 보이기도 하는거예요.


그런 나의 심령 체험을 적어봅니다.



당시 나는 남친과 헤어지자마자 곧바로 "좀 사귀어도 괜찮으려나?" 같은 남자와 사귀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보이는』 사람이었어요.



(내 주변에는 제법 그런 '특이한'사람이 모인다. ㅋㅋ)


당시에 자주 우리 집에 놀러오곤 했습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이하 T)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부엌』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아 신경쓰이는 겁니다.


귀가, 또는 외출할 때, 현관에서 내 방으로 가려면 반드시 부엌 앞의 복도를 지나가야 하는데요.


지나가면 반드시, 부엌에 어떤 『사람의 낌새』가 있는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등을 돌린 긴머리 여자의 뒷모습 형태의 검은 그림자』가 부엌 입구에 걸린 천 너머로 서 있는 것이 곁눈질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똑바로 쳐다보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마음에 걸렸지만, 어차피 나는 영감 2의 인간이니까


"기분 탓이겠지~"



어느 날, 이번에도 T가 우리집에 놀러 왔습니다.


그리고 T가, 집이 멀기도 하고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까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집 앞까지 배웅하려고, 둘이서 현관까지 가는 도중에,



'휙!' 하고 두 사람 모두 동시에 부엌을 보았습니다.






있었습니다.





『검은 그림자』가.






랄까, 미리 짠것도 아닌데, 두명 동시에 부엌을 『봤다』는 것이 오싹했습니다.


"저기···?"


T에게 말을 걸자,


"여기서 말하기는 좀 그러니까."


라고 말하고는 나를 이끌고 밖에 나갔어요.



밖에 나가서,


"역시 뭔가 있는거야?"


라고 물어봤어요.



여기서부터는 T의 이야기.






처음에 놀러 왔을 때 『저것』은 이미 우리 집에 있었다.


T가 우리 집 근처길에 주차할 때, 언제나 2층 복도 창문에서 T의 모습을 보고 있다.


(2층 복도의 창은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키 180cm이거나, 받침대가 없다면 밖이 보이지 않는 곳.)


그리고 현관 쪽으로 들어가면 이미 담의 입구쪽을 향하여 왼쪽으로 서서 지켜보고 있다.


T는 항상 무시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 자세』로 부엌에, 집에 들어오면 거기에 있다.






"왜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거야?"


나는 울먹였습니다.


"···모를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괜히 겁먹을지도 모르고."


T는 2층 복도의 창문을 신경쓰고 있었습니다.


"···뭔가가 있다고는 생각했어. 설마 지금도 여기 보고 있어?"


"응···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게 좋을거야."


T는 2층 복도의 창문에서 눈을 떼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저것』은 뭐야?"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생령』이라고 생각해."


"부들부들 (((;'Д')) 부들부들··· 어째서 그런게 우리 집에?"


"모르겠어··· 하지만, 아마도··· 널 찾아오는 사람이 궁금해서 『보는』것 같아."



솔직히, 짐작가는 곳이 약간, 2명 정도 있었거든요.


한명은 헤어지고 연락하지 않는 16년된 친구 (영감 있는)


한명은 얼마 전까지 사귀던 남자 친구의 부인. ㅋㅋ


하지만 부엌에 서있던 모습은 단짝 친구였던 아이보다 훨씬 키가 크네요.


그리고, 이야기로만 들었던 전남친의 부인은 머리가 길고 키 170cm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분명히 후자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이미 헤어졌는데도.


그런데 헤어졌다고는 하지만 가끔 우리 집에 놀러오긴 했어요.


그게 원인이 되어서 T와는 헤어졌는데, 어쩐지 T가 오지 않게 되고부터는 『저것』이 없어진 거예요.




···T의 덕택에 올라갔던 영감이, 다시 2로 되돌아가서 알지 못하는 것 뿐인지,


그게 아니면, T가 원인이었는지.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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