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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20th] 산제물

레무이 2018. 1. 8. 04:34

이야기의 출처는 조금 애매하게 밖에는 쓸 수 없습니다.


믿을지 믿지 않을지는 자유입니다.



모 현에 살고 있는데, 자칭 어떤 숙명을 안고있다는 피를 이어받은 친구가 있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실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서 써본다.



자칭 숙명의 혈족 친구 A는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지역에서 유명 인사인데다가 상당한 토지와 상당한 자산까지 가지고 있었다.


친구 A는 장남이었고, 장래에 그 집을 이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 진학과 장래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 A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내 미래는 정해져 있으니까···"



그다지 부유하지 않은 나는 뭐 솔직히 집이 부자니까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지역 명사인 집안의 장남이 평범한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고 자유롭게 놀고 있었던 것도 친구 A의 말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와 친척들이 자유롭게 놔두고 있었던 것 같다···.



고교 3학년의 여름, 이후부터 친구 A의 모습이 명백히 이상해져 갔다.


자포자기라고할까? 모든 것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듯한 발언과 행동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었다.


수험 노이로제라거나 이런 연령대에 일어나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졸업하고 나는 멋지게도 재수생이 되어 빈둥대는 빌어먹을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 A는 몇 달이나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전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몇 개월만에 만난 친구 A의 모습은 특이하달까 이상하달까,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광대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몹시 바싹 말라 있었다.


단 몇 개월만에 인간의 외모가 여기까지 바뀔 수 있다니, 몹시 놀랐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근처의 공원에서 추운 바람이 부는 가운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나 "오~ 오랜만 졸업식 이후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친구 A "조금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해서 말이야, 아무것도 묻지 말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래?"



아 "···병이라거나 그런 거야?"



친구 A의 너무나 변해버린 여윈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자연스럽게 묻고 있었다.



친구 A "···아니야, 아니···.상관있는건가. 이 이야기는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야."


이렇게 말하고 친구 A는 왼손으로 코트를 힐끗 넘겼다.


친구 A의 오른쪽 어깨부터, 원래 있어야 할 오른팔이 보이지 않았다.



지나친 충격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말을 잃고 있자, 친구 A가 한마디씩 이야기를 꺼내었다.





어떤 귀족 가문의 당주가, 크게 바뀌어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집안이 견뎌낼 수 있을지를 우려하여 신사의 신주와 상담을 했다.


그 신사의 신주는 당주의 상담에 3가지 조건을 수락하면 영원히 집안과 논밭을 지킬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조건이란,


1 신주의 딸을 집안에 받아들이고, 신주의 혈통을 끊이게 하지 않는다.


2 대를 이을 때마다 제물을 낸다.


3 어떤 상자를 지키고, 그 대의 당주가 그 때마다 다시 만든다.



그렇게 말한 그 신사의 신주는, 그 당주에게 딸을 보내고 어떤 상자를 만들어 보내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실은 더 세밀하고 긴 이야기이지만 요약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시기의 똥같이 추운 공원에서 듣기엔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나 "···그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거야?"


친구 A "···대를 잇는 일의 제물은 장남, 즉 나야···."



나 "뭐야 그게 ···너의 팔이라거나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던가."


친구 A "···뭐 그냥 들어줘. 나는 내년 여름안에 죽어···"


친구 A "···그냥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고 싶었어."


나 "그 팔은 왜 그래? 그렇게 마르는건 이상하잖아 병원에 가봐."


친구 A "팔은 ···썩어서 빠진거야. 먹어도 먹어도 바짝바짝 마르는거고."



말문이 막혀있었는데 친구 A는 죽고싶지않다, 힘들다, 도와달라며 2시간 이상 울고 아우성을 쳤다.


그러던 친구 A는 "고마워"라면서 깊이 머리를 숙이고는 돌아갔다.



이번 달까지 그대로 연락이 없었고, 내 쪽에서도 연락이 닿지 않은 채로,


친구 A의 부고를 받았다.




장례식에 모인 학교 친구들로부터 사고라고 들었다.


아직도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친구 A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잘했구나'라면서 울고 있었던 것이 아직도 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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