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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62nd] 돌귀신님

레무이 2018. 2. 18. 11:30

어머니의 이야기.


너무 자세하게는 쓸 수 없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름도 가명입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도쿠시마의 산골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친척들이 모여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었고, 어머니와 동생은 옆방에서 일찍 자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옆방이 신경쓰여 잠이 오지 않았는데, 옆방에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요코(어머니의 이름)는 아직 어리니까, 돌귀신(이오키)님의 기분을 달래지 못하겠지. 지금이라면 하루미(어머니의 사촌)가···"


어머니는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살았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하루미의 부모는 눈이 빨갛게 부은 채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1주일 후, 하루미가 산에 가서 사망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 연락을 들은 어머니의 부모님은 소근소근 말하더니 할아버지의 방에 갔다고 합니다.


하루미의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졌는데, 관을 멘 외삼촌은 지금까지도 "가벼운 관이었어. 아무도 들어 있지 않았던거겠지?" 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 후 어머니는 오빠와 부모님과 함께 마을에서 나왔습니다. 완전히 야반 도주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 일이 지금도 기억난다고 합니다.




"우리들이 도망친 후에 다른 친척들이 혈안이되어 산 수색을 하고있었고~ 마침내 우리들은 갈 곳이 없어서, 산장으로 도망친거야.


그런데, 거기에 삼촌(하루미의 아버지)이 횃불을 들고 찾아냈어.


그렇지만 그 삼촌은 우리들을 보고는 "어서 달아나!"라고 말하는거지.


부모님은 몇 번이나 삼촌에게 머리를 숙이면서 나를 들쳐메고 도망갔단다."




내가 20세가 되자, 어머니는 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이야기 해주셨는데,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발각된다면서···.



현재 우리 가족은 매우 밝고 건강합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이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나서, 두 분은 무리해서라도 밝게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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