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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쇼와다이'라는 단지로 이사하고 얼마되지 않은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이사 후에 골판지 상자에서 짐을 하나하나 꺼내어 정리하고 있었을 때, 익숙한 졸업앨범이 나왔습니다.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사진같은걸 종류별로 정리하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그 졸업앨범의 페이지 사이에 중학교 시절에 찍었던 사진이 몇장 끼어있었습니다.
짐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추억에 잠겨 사진을 한장씩 보았습니다.
한장씩 손에 들고 보고 있었는데, 어떤 사진을 손에 잡았을 때 묘한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는 영감같은건 전혀 없었지만, 사진 = 심령사진이라고 생각하는 묘한 사고 회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겹쳐서 "으에~ 어쩐지 무섭네 이거~"라고, 특별할 거 없는 사진인데도 "무서워 무서워"라고 소리내어 말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을 영감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지만.
그 사진은 저와 친구 5명이 모여서 찍혀있을 뿐입니다.
다른 것이 찍혀있는지 자세히 살펴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도 그것을 보여봤습니다만,
아내는 그런 계통의 이야기를 믿는 타입이므로, 재미있어 했고 (무서워~)
뭔가가 얼굴에 보인다느니, 왠지 모르게 전체적으로 뿌연 사진이었기에 뭐라뭐라 말했지만 무시했습니다.
이사 휴가를 냈다면 다행이지만, 마침 회사가 바쁜시기라서, 어떻게든 빨리 짐 정리를 끝내려고 밤늦게까지 노력했습니다.
2시 또는 3시 정도에 목욕을 들어가 양치질을 하는데도,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사한지 얼마 안된 집이기도 해서, 정말로 이 집 "나오는"거 아닌가 하고 상당히 위축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주일.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그 기분나쁜 느낌이 점점 강해진다고 느끼고있었습니다.
처음엔 누군가 보고있다는 느낌과 같은, 소위 제 6감 같은 것이었는데,
복도를 걷는 것 같은 발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방에 있을 때 방 문 앞에 무언가가 왔다는 느낌이 들거나 (분명히 발소리가 방 앞에서 멈추는 느낌)
뭐 그런 식으로, 제가 집에 있는 동안,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2주 정도 지난 어느 날. 제 인생 최대의 공포가 들이닥쳤습니다.
그 날도 잔업으로 밤 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목욕하러 들어갔다가 밥을 먹고, 그럼 양치질하고 자기 위해서 세면대에 갔습니다.
세면대 앞에서 양치질을 할 때,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했는데,
그 때, 제 뒤의 그림자가 뭔가 어두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세면대의 조명이 제게 닿으면 뒤에 그림자가 어느 정도 드리우게 되는데,
그 그림자가 평소와 달리 짙었습니다.
단번에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진짜로.
제 바로 뒤에 누군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의 키는 아마도 제 어깨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콧김 같은 것이 등에 닿았습니다.
어쨌든, 이 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저와 벽의 사이는 사람이 혼자 들어갈 공간 밖에 없었기 떄문에,
저에게 몸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납작한 사람이 있을리 없기에,
벽에 박혀있다거나 하는··· 이른바 유령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 왼팔의 근처에서 그것의 긴 검은 머리가 보였습니다.
제가 자리를 피한다면, 거울에 비친 그것의 얼굴이 보일거라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 얼굴을 봐서는 안된다는 본능이 작용했습니다.
봐 버리면, 그 자리에서 쇼크사하거나 평생 두려움에 떨며 보내야 한다는 것이 순간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저는 눈을 감고 자신의 방으로 달려서 돌아왔습니다.
방의 문을 닫고 이불에 기어들어가 계속 떨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문에 얼굴을 문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이 숨을 쉬고, 그 숨결이 문에 스친다는 것이 연상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신이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정신이 들어 보니 아침이었습니다.
이만큼이나 무서웠으니까 이제 용서해줘,라는 생각이 전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후로, 그 여자(같은 것)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건 도대체 뭐였던거야? 라고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이유를 모르더라도 괜찮았을텐데,
불행히도 결말이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나온 사진.
지금은 아내가 무리하게 말해서 절에 맡겨뒀는데, 그 특별할 것도 없었던 사진.
일에 여유가 생긴 뒤에 어쩌다 볼 기회가 있어서 다시 보게 되었는데, 누구라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와 친구 5명이 찍혀있어야 했는데, 자신과 친구 4명이 찍혀있었습니다.
부자연스럽게 친구들 사이의 가운데가, 거기에 누군가가 있었던 모양으로 비어있었습니다.
친구가 텅 빈 곳에 팔을 얹고, (정확하게는 어깨에 손을 대는 모양)
용케도 그 친구가 넘어지지 않고 있는 부자연스러운 포즈.
그 텅 빈 공간에 있던 한 사람이 내 뒤에 서 있던 여자였습니다.
사진에서 빠져나온걸까요···
예상대로, 그 친구는 몇 년 전에 목 매달아 자살했습니다.
왜 자살했는지.
그 이유도 믿고 싶지 않으며, 저의 체험도 믿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지만,
이 세상 사람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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