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9th] 심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겨울. 집 근처에서 심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있던 집과, 우리 집 사이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있었고, 제 방은 그 집이 보이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 집은 과거에 두번이나 장남의 담배불로 인한 작은 불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방에서 화재 현장을 보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의 소란 소리와 고함소리에 일어난 어머니께서 제 방에 왔습니다.

어머니와 둘이서 근처까지 가보기로 해서, 구경꾼으로 가득한 도로쪽이 아닌 고지대에 있는 초등학교에 갔습니다.

우리는 적당히 그 집의 2층 창문을 도로를 끼고 약간 내려다 보는 위치에서 화재 현장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2층이 타는 모습이 이상하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잘 보면 1층은 활활 전체가 불타고 있고, 2층은 방 가운데에서 불꽃이 춤을 추는 모양이었습니다.

창문 안쪽에서 불꽃이 좌우로 움직이거나 뛰어오르는 것처럼,

뭘까 궁금해하면서 보고있는데, "소방차는 아직도 안오는거야!" 라는 고함이 들려왔습니다.

아래를 보니 물통을 릴레이하며 불을 끄고 있었습니다.

사이렌 소리는 엉뚱한 방향에서 왔다 갔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2층의 불꽃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얼마간 보나보니, 화염이 방 가운데에 멈춰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5분 정도 지나자 소방차 2대가 도착해서 방수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차와 구급차도 1대씩 도착했습니다.

소방대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추워졌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등교하기 전에 화재의 집을 보니 반쯤 불탄 상태로 새까맸습니다.

귀가하여 어머니로부터 화재에 대해 자세히 들었습니다.

옆집 사람에게 듣기로, 그 집은 이미 일가가 뿔뿔이 흩어져서 집에 살고 있었던건 남편 뿐이었다고 하며,

"남편 쪽이 미쳐버려서 매일 밤, 개처럼 짖어대거나 집안을 난장판으로 뛰어다니는 소리가 났었대.

그리고, 어제 집에 불을 질러 스스로 등유를 뒤집어쓰고···"

라고 듣는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어디에서!?" 라고 묻자,

어머니는,

"2층에서라고···. 새까맣게 불타있었대···"

라고 말하시고는 조용해지셨습니다.

우리는 그 때 산 채로 사람이 불타는 것을 가만히 보고있었던 겁니다.

지금도 그 광경을 잊혀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