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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01st] 뱀이 아니야

레무이 2018. 7. 15. 07:30

그것은 몇 년 전, 아직 이른 봄의 사건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영감이 전혀 없는 내가 가위 눌림을 당했습니다.


반쯤 잠에 빠져있는 상태인데, 나의 오른쪽 허리 근처에 누군가가 앉아서 내 오른팔을 잡고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그림자처럼 전신이 검은색 이었지만, 어쩐이 남성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영혼과 조우한 경우에 "나는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또는 "따라오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이 문제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그런 방면의 사이트에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두려움보다 숙면을 방해받은 분노가 솟아올라서, 근처에 들릴 정도의 소리로 "나가라!"하고 쫓아내려고 생각했습니다.


크게 숨을들이 마시···려고 했지만 가위 눌림 중이라서 마실 수 없었습니다.


겨우 낼 수 있었던 것은 "나하···"(나가라) "하르느···"(팔을 놔)정도의 한심한 비몽사몽 목소리.



나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언제나 함께 자는 검은 고양이가 아무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가 두배.


머리에 피가 너무 올라갔는지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그림자는 사라져있었습니다.


일어나 방의 불을 켜자, 머리맡의 검은 고양이가 귀찮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오른팔에는 잡힌 자국이나 바닥에 남자의 흔적 등은 없었습니다.


"꿈이었던 것일까?"



그때 "찰캉찰캉" "찰캉찰캉"


집에서 가장 겁이 많은 치즈색 호랑이무늬 고양이가 나무 판에 있는 빨래집게를 물고 놓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딱딱한 것을 물고 놀던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마치 일부러 소리를 내려고 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저러는 거지?"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잠들었습니다.



아침이되자 어젯밤의 일은 꿈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이불에서 나와 베란다 커튼을 힘차게 열었을 때, 발밑에 똬리 틀고있는 뱀이 보였습니다.


"우왓"


무심코 외치고 뒤로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머리로는


"아직 뱀이 나오려면 너무 추운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보니 당연히 뱀 같은 건 없었습니다.


커튼을 휘날릴 때, 그림자가 그렇게 보였던 것인지 다시 시도해봐도 그런 식으로 보이는 그림자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해보면··· 얇은 반투명의 회색··· 똬리 틀고 있는


"아니야. 뱀이 아니야! 밧줄이다"


"척 하니 발밑에 놓여있는 긴 로프"


어젯밤의 사건은 꿈이 아니었다고 확신했습니다.



최근에 근처 산에서 목을 매 자살 한 남성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이 뭔가를 호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조금 쓸쓸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그가 나타난 적은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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