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nd] 야구모자를 쓴 소년

옛날 다방에서 회사 동료로부터 들은 이야기.

K씨(동료)는 젊은 시절, 어느 음식점에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일찍 퇴근하는 날, 함께 일찍 퇴근하는 순번의 직장 선배와 일을 마치고 나서 술집에 들렀다.

K씨도 선배도 술을 좋아했기 때문에, 너므 늦기 전에 가게를 나와 선배의 집에서 본격적으로 마시려고 했다.

선배의 아파트는 강변에 있었는데,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라서, 둘이서 강변을 걷게되었다.

아파트에 가까워지고 번화가에서 떨어져 주변도 조용해질 무렵, 두 사람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야구 모자를 쓴 소년이 두 사람의 뒤를 걷고 있었다.

소년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걷고 있었다고 한다.

시간도 시간이므로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지만, 계속해서 아파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소년도 두 사람의 뒤를 따라왔다.

K씨가 말로는, 그 때에 이미 두 사람 모두 뒤를 걷고있는 소년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별히 확증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미 주변의 분위기가 이상했다고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아파트까지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서 둘이서 눈짓을 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뒤의 소년도 멈춰 섰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밤길 위에는 3명 뿐이었다고 한다.

두, 세 마디 말을 걸었지만 소년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서있을 뿐이었다.

"어차피 상대는 인간이 아니니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술도 취해 있었고."

K씨는 소년의 야구 모자를 올려보았다.

야구 모자 밑에는 눈이 없는 얼굴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라고 묻자

"어떻게든 달려서 도망쳤지. 깜짝 놀랐다니까."

그렇게 K씨는 대답했다.

어떻게 느껴졌는지 묻자

"살아있는 인간과 똑같았어. 만지고 있다는걸 명확하게 알 수 있었어. 독특한 기척이 있긴 한데,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후일.

우연히 고교 시절의 친구와 재회하고 둘이서 술집에 가서 닭꼬치를 먹고 있었는데, 왠지 괴담을 하게 되었다.

"진짜 무서운 이야기가 있는데, 작년 내가 직접 본 얘기야."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장소도 상황도 K씨의 이야기와 흡사했다.

"뒤에서 발소리가"

라고 그가 말하는 부분에서,

"야구 모자 쓴 아이였지?"

라고 묻자,

"아니야, 유치원 제복을 입은 여자아이였어. 울고 있었지."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람의 왕래가 없는 곳이었지? 녀석의 얼굴 봤지 않았어? 얼굴은 어땠어?"

"피투성이"

K씨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같은 장소, 같은 상황의 이야기를 3건 들었다.

모두 상황은 거의 같지만 나오는 것이 달랐다.

K씨는 야구 모자 소년, 친구는 유치원생, 다른 건은 초등학생 정도의 소녀.

모두 남자 두 명이 함께 걸어가다가, 피투성이의 아이를 보는 패턴이었다.

'근처 흙을 파내 보면, 아이의 시체가 몇 구나 나오고, 범인은 두 사람의 남자.'

언젠가 그런 사건이 터지는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생각 날 때마다 지역 신문을 체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