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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04th] 언젠가 봤던 아이들

레무이 2018. 7. 18. 07:36

지금까지 가장 신기했던 경험.



이년 전, 한밤중에 배가 고파서 방에서 컵 우동을 먹고있었다.


그런데 뭐~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누군가 보고있다는 그런 느낌.


그래서 무심코 옆을 보았다.


그랬더니 뭔가 장롱 앞 근처의 공간?을 연 듯한 느낌으로 어째서인지 아이가 이쪽을 들여다보고 웃고 있었다.


순식간에 우~~~왓 하고 온몸에 소름이 올라왔고, 가위에 눌린 상태로, 1분 정도 였을까? 그 아이와 가만히 마주보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말이야, 어라? 이 아이의 얼굴 본 적이 있었는데···생각했는데, 그 아이가 씨~익하고 이를 보이며 웃더니, 탁하고 공간인지 뭔지를 닫고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되어서, 그 아이가 보던 곳을 봐도 아무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얼굴은 본 적이 있었는데··· 누구 였더라···하고 밤새도록 떠올려보려 했다.


생각해도 생각해도 생각나지 않아서, 그러다가 포기하고 자버렸다.




다음날 아침, 꿈을 꿨던건지 뭔지는 모르지만 일어나자마자 그 아이가 누군지 생각났다.


그게 누구였냐면, 흔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어린시절, 자신 만이 알고 있던 친구 녀석이었다.


집에서도 함께 놀았는데, 어째서인지 부모님은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친구.





어떤 아이였냐 하면,


아직 어렸을 무렵,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친구가 없었던 나와 함께 놀아 줬던, 조금 위 나이의 소년.


어렸을 때에는 거의 매일 그 아이와 놀았다.


시골이었으니까 동네 작은 산에서 뛰어 다니기도 하고 말이야.




그리고, 가장 선명하게 기억한 것이 이번 사건에 관련된 것이었다.


여름 방학도 끝나갈 무렵의 휴일. (부모님이 집에 있던 기억이 있으니까)


조금 떨어진 절에 그 아이가 함께 놀러가자고 권유했던 것.


그 아이가 말하기를


"재미있는 것 보여 줄게"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 옆으로 돌아가자 뭔가 작은 문 같은 것이 있었다.


수납장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그리고 그 아이는 문을 열고는 뭔가 즐거워하고 있었다.


"뭘 보는거야?" 라고 묻자 "보고 싶어?" 하고 되물어왔다.


당연하게도 "보고 싶어"라고 대답했는데, "안보여줄거야."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심술을 부린다고 생각해서 "보여줘!" 라고 말하면서, 가벼운 싸움이 되었다.


하지만 결국 보여주지 않아서, 그 날은 울면서 돌아갔다.



하지만 뭔가 궁금하잖아? 그런 건?


그래서 다음날이었는지 다다음날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 여름 방학 중이던 날에 혼자 보러 가려고 생각하고 처음으로 혼자 나가놀았다.


어설픈 기억으로는, 두 시간 정도 걸려서 어떻게든 거기까지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절의 뒷편으로 돌아서, 문 앞에서 잠시 두근 두근.


좋~~아! 결심을 하고 열자, 거기는 어쩐지 평범한 방이었는데, 어른이 혼자 만화를 읽고 있었다.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그 어른이 깨달았는지, 뭔가 "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깜짝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도망갔다.




하지만 신경쓰여서 다시 한번 열어보려고 했는데, 문이 없었다.


어라? 잘못 본건가? 생각해서 얼마간 찾아봤는데, 역시나 문이 없었다.


뭔가 꿈이라도 꾼건가 하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려서, 근처의 상가 같은 곳에서 울었다.


그랬더니 소년이 나타나서 아무 말도 없이 집까지 데려다 뒀다.


뭐 그 다음엔 얼마 후에 이사 해 버려서, 소년과는 만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부모님도 모른다고 하셔서 주소도 알 수 없었고, 거기까지였다.




뭐, 여기까지가 기억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내가 본 것은 그 소년이었으니까, 얼마 후에 내가 보러오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역시 왔다.


소년이 온지 1달 정도 후였다.



잠을 못 이루는 밤중에 만화를 읽고 있었는데, 저번처럼 시선을 느끼고, 언뜻 바라보니 바보같은 얼굴을 한 내가 떨고있었다.


나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놀라버려서 "오옷!"하는 느낌의 말 밖에 나오지 않았고, 얇은 웃음 같은 느낌으로 어떻게든 웃어보였다.


일단 그쪽의 나는 위축됐는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이쪽도 긴장이 풀려서 잠시동안 정신 빠진상태가 되어버렸다. (웃음)




아무튼, 이걸로 끝입니다. 난문으로 실례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봤던 어른은 분명히 지금의 나보다 여유가 있고, 상냥하게 웃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시점에서 보면 그렇게 보였던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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