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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00th] 남색의 승복

레무이 2018. 7. 14. 07:30

아직 내가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의 이야기.



어머니가 꿈속에서 아름다운 강변을 걷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어머니를 맞이하는 예쁜 여자가, "잘왔습니다~ 잘왔어요~" 라고 매우 환영해 주었다.


그 사람의 거룩한 아름다움과 자신에게 맴도는 행복감으로 넋을 잃었을 때,


그 사람이 어머니가 끼고있는 푸른 브로치를 알아차리자마자 아까까지와 전혀 다른 무서운 표정으로,


"왜 그런 물건을 끼고있는 있는 거야! 그것을 떼어놓으십시오! 어서 빼어서 이쪽으로 보내십시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그 이상한 기세로 무서워진 부분에서 깨어났다.



사실은 그 꿈을 꾸기 전에 한 번 눈을 떴던 어머니는 그 전에 꿨던 무서운 꿈(내용은 기억하지) 때문에 불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당시 방문하던 영능력자(?)에게 받은,


"승복"이라는 남색 어깨띠 같은 것을 액막이로 머리맡에 두고 잤다.



다음날 아침, 그 이야기를 해 준 어머니는


"그 브로치는 승복이었을까. 만약 머리맡에 두지 않았다면, 날 데려가셨을까?"


하며 겁을 내셨다.


나도 겁이 났다.


어머니가 시달렸다는 말씀을 들었으니.




그리고 후문.


그 영능력자는 어머니가 아는 사람에게 소개받고 만났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그때 형이 좋지 않은 친구를 사귀고 태도가 이상해져 있어서, 어머니는 고민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머니와 갔었는데, 과일과 과자, 그리고 시주 봉투를 공양하고 20명 정도의 신도들과 불경같은 것을 외웠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그 꿈의 사건이 있고 나서 한동안 뭔가 자꾸 일이 생겨서 마치 뭔가에 방해되는 것처럼 그 영능력자에게 갈 수 없었다.


게다가 소개해 준 사람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드디어 어머니가 시간이 나서 방문했을 때는 그 자리에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가득했고, 어머니를 향한 모두의 눈이 어딘가 공허했다.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는 순간, 제단에 바쳐있는 부자연스러운 형태의 보따리를 본 어머니는 겁을 먹고 그대로 돌아오셨다고 한다.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르고, 그게 뭔지도 아직까지 모르지만,


보따리에는 붉은 얼룩이 있었고, 그것을 인식 한 순간, 그 장소를 견딜 수 없다고 느끼셨다고 한다.



훗날 이웃 네트워크로 거기를 소개해 준 사람이 실종되었던 것이 알려졌다.


남편의 도박이 점점 커져서, 빚쟁이가 오고 가정폭력까지 시작되어, 결국 집을 나간게 아닐까 하고.



아마도 꿈속의 여자는 사실은 어머니를 지켜주는 존재로, 그 영능력자와 관련되면 좋지 않음을 가르쳐 준 것이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덧붙여서 형은 현재 평범한 회사원이고 결혼도 했다.


어머니는 지금은 "조상님과 수호신을 소중히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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