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트럭운전을 직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4t 화물 드라이버입니다.


대개 아침 4:00부터 트럭에 그날에 운송할 화물을 싣고, 출발 시간은 날짜에 따라 (코스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트럭의 침대에서 낮잠을 자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2년 전의 일이며, 마침 입춘이 끝난 직후 였으니까 2월 중순이었을거라고 기억합니다.



그날도 출근해서 창고에 쌓여있는 화물을 실었습니다.


휴일 출근이라서 사무소에도 창고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선배도 휴일 출근이라고 듣긴 했는데, 일정을 보니 어젯밤 이미 나왔던 모양입니다.


나는 8:00까지 출발하면 되었기 때문에, 픽업이 끝나고,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침대라고 해도 운전석과 조수석 뒤에 있는 공간인 것인데, 침대의 더 뒤쪽은 화물칸입니다.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벽을 두 장 세워놓은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졸고 있었습니다.


해가 떠오자 눈부셔서 얼굴에 수건을 올렸습니다.



얼마나 잤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갑자기 화물칸 쪽 옆의 벽인지 화물칸인지에서 쿵쿵쿵! 하는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에 잠이 확 깨어 무슨 일인지 즉시 확인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트럭은 천막으로 된 것이 아니라 알루미늄 캐빈이라서 열리는 곳은 뒤에 게이트와 측면의 해치 2개 입니다만, 게이트는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서 전동 장치로 잠궈놨습니다.


그래서 화물칸에 누군가가 들어온다면, 해치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확인해보니 해치가 열려있었습니다.


그 때는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지 않았기도 해서, 해치로 얼굴만 집어넣고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짐이 흐트러진 흔적도 없었으니, 도둑도 아닙니다.


그 사건 때문에 잠이 달아나버려서, 커피라도 마시려고 사무실에 갔습니다.





그런데 선배가 휴게실 소파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어젯밤 나와서, 지금 돌아온 모양입니다.


아까는 선배의 장난인가! 게다가 자는 척까지 하다니···


나는 아침에 약했기 때문에 상당히 열받아서, 자는 척을 하는 선배를 방치하고 커피도 마시지 않고 재빨리 배송 출발했습니다.



그날의 루트는 200km정도 달려서 5개의 거래처에 짐을 보내는 코스입니다.


아침 9:00에 회사를 출발하여 5건째의 거래처에 도착했을 때에는 20:00이 되었습니다.


사실 중간에 트럭 브레이크 (에어 브레이크 쪽)이 완전히 맛이가서 힘들었습니다.


화물에 여유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하겠는데, 거의 과적 수준으로 (웃음) 화물을 실었기 때문에, 엄청나게 까지는 아니지만 위험 하니까, 갑작스럽게도 서비스 회사에 전화해서 길거리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3개의 후속 거래처에 도착시간을 오버해 버려서 클레임을 받고 말았습니다.



이러저러해서 5건째도 잔소리를 듣고 고개를 숙이며 최후의 짐을 그 가게에 내렸습니다만···.


깨달았습니다, 그 때에 말이죠.


침대에서 자다가 화물칸의 벽소리에 일어났던 것.


그런데 화물칸의 가장 안쪽(주행 방향으로 말하면 앞쪽)에 짐이 천장 가까이 쌓여있었으니 이상했습니다.


선배의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래서야 비록 화물칸에 들어오더라도 내부에서 칸막이의 벽을 두드리는 일은 할 수가 없습니다.


밖에서 두드리는 것도 구조상 불가능 합니다.


스윽~ 하고 식은 땀이 배어나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일이니까, 화물을 다 내려 놓고, 거래처 직원에게 다시 사과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를 불러 세우는 겁니다.


속으로 '아직도 불만 있는 거냐'하고 이성을 잃을 뻔 했죠.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스탭 "그 화물칸에 같이 온 분, 그대로 타고 가는겁니까···?"


이거 실제상황이냐! 라고 생각 했어요···.


나 "괜찮습니다!"


확인 따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도 할 수가 없습니다.


라디오를 크게 틀고 가능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며 돌아왔습니다.



회사에 도착했지만, 쉬는 날이라서 아무도 업었습니다.


타임 카드를 찍고 빨리 퇴근하려고 생각하고, 사무실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사무소에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때만큼 선배의 존재가 기뻤던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상했습니다.


선배··· 아침에 봤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소파에서 자고 있는겁니다.


곧 깨달았습니다. 선배의 피부색이 살아있는 인간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후 일단 구급차와 경찰을 부르고, 여러가지 조사같은 것을 받고 결국 집에 돌아온 시간은 다음날 3시가 넘어있었습니다.



다음 날과 다음 다음 날을 휴가를 받고, 다음 다음 다음날에 출근 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된 것은, 선배는 자살이라는 것입니다.


부검 결과 체내에서 알코올과 안정제였던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사망 추정 시간은 내가 선배를 보았던 시간의(출발 전 아침) 3시간 정도 후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때 선배는 아직 살아있었던 셈입니다. 후회의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때 만약 내가 선배의 이변을 눈치챘다면, 어쩌면···.


그런데 떠올랐습니다. 그 벽을 두드리는 소리는 뭐였던걸까요.



추가로 더 자세히 들은 이야기라면,


선배가 알코올과 약물을 섭취 한 것은, 내가 픽업을 하던 시간이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소리는 선배의 장난이었을 가능성은 낮다는 셈입니다.


대개, 앞으로 자살을 할 사람이 그런 장난을 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고.


그러고 보니 마지막 거래처에서 스탭이 이상한 말을 했던 것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화물칸에 타고 있었는지를 물으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에 배송하러 갔을 때 자연스럽게 물어보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만.








후일담입니다.



출근한 이튿날 경찰로부터 출두 요청이 있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사장도 함께였습니다.


경찰에게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선배의 자살 이유는 아무도 짐작이 가지 않았어요.


독신이지만 일단 여친도 있고, 매우 밝고, 직장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물어 아무도 짐작가는 것이 없습니다.


돌발적인 자살로 끝날 뻔 했죠.


그러나 자살 동기가 경찰 쪽에서 밝혀졌다고 합니다.


선배는 자살 전전날 저녁에 술을 마시러 외출했던 모양입니다만, 돌아와서는 바로 출근했다고 합니다.


평소보다 몇 시간 일찍.


그리고 그 날, 선배가 달렸던 코스 도중에 산간 지역에서 노인의 시신이 유기 된 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시신은 손상이 심하여 부검 결과, 교통 사고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선배가 운송 도중에 거기에 유기한 것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선배의 자동차 범퍼 부분, 그 부분의 도장과 시신의 옷에 묻어 있던 페인트가 일치했다고 합니다.


경찰의 요청으로 회사의 트럭을 조사했고, 어느 트럭 화물칸의 바닥에서 혈액 반응이 확인 되었다고 합니다.


그 트럭은 그날 내가 탄 트럭이었습니다.


그 두드리는 소리는 선배의 영혼이었는지 사고 피해자의 영혼이었는지,


혹은 그저 나의 기분 탓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니, 이제 아무래도 좋습니다.


나는 다음날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이제 두번 다시 트럭에 탈 생각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길게 써버렸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 지방은 시골이라서 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위기인데, 나는 가능한 한 운전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쿵쿵쿵!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도 있습니다만,


선배의 장례에, 조문하러 갔을 때 가족과 선배 여친의 얼굴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차를 운전하는 이상, 언제 어디서 살인을 해버릴지 모릅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내가 전하고 싶었던 그 것입니다.


이것을 읽어 주신 분. 아무쪼록 운전을 조심하십시오.


사기일지도 모릅니다 만, 여러분이 이제 조금이라도 안전 운전을 한다면, 반드시 피해자의 공양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솜씨 없는 장문이라 실례했습니다.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699th] 신부  (0) 2018.07.13
[698th] 지하 세계  (0) 2018.07.12
[696th] 베지봉  (0) 2018.07.10
[695th] 하얀 손  (0) 2018.07.09
[694th] 끌어들이는 타입의 여동생  (2) 2018.07.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