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번역 괴담

[696th] 베지봉

레무이 2018. 7. 10. 07:30

학창 시절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화에 나올 법한 얼굴의 친구가 있었다.


정확하게 들어 맞는 캐릭터는 없지만, 굳이 말한다면 베지터 + 자봉 정도?



입학 당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같은과 녀석들 몇 명이서 회식을 하게 되었다.


장소는 대학 근처에 혼자 살고있던 베지봉의 아파트로 즉시 결정.


여자들도 몇명 불러 에로틱한 해프닝을 두근두근 기대하며 장보러 가기도 하고 ㅋㅋ



술자리도 무르익어갈 무렵, 상투적인 패턴으로 괴담을 하는 흐름이 되었다.


자주 듣는 괴담이나 체험담이 이어지면서 베지봉이 터무니 없는 영감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시기에는 어디에 가도 영감을 가진 녀석과 만나는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오컬트 방면에서는 생애에서 가장 좋았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아마 누가 봐도 "이 녀석은 진짜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자신도 심령 이야기는 정말 좋아하고, 곳곳에서 들어오던 이야기 중에서도 엄청 선별한 것들을 잔뜩 내놓아봤는데, 베지봉의 체험담에는 이길 수 없었다.


여자가 있었으니까, 처음에는 나도 대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대항할 마음이 없어지고, 순순히 듣게 되어 버렸다.



매우 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 베지봉이 갑자기 이야기에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슬쩍 "왜 그래, 괜찮아?"처럼 물어봤는데,


"슬슬 위험하네"라고 수줍은 듯이 말했다.


아, 심령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모이기 쉽다는거구나···라고 베지봉이 하는 말을 이해했다고 생각했을 때 사건은 일어났다.



"베란다에 모르는 아저씨가 있어."


어디에나 있는, 조금 분위기 파악 못하는 녀석 있잖아?


그 조금 곤란한 녀석이 웃으면서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조금 얼굴이 이시다 잇세이(일본 배우)와 비슷한 녀석이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가명으로 잇세이라고 한다.


밖을 본다. 어둡다. 시간은 1시 또는 2시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밝았을 때부터 마셨기 때문에 커튼은 닫지 않았다.



그 유리 너머에··· 있었다.



정확하게 왼쪽 어깨를 이쪽에 가장 가까이한 모습으로 저쪽을 향한 아저씨가 서있다.


심하게 등이 굽은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 베란다에 서있었다.


베지봉의 방은 2층. 사람이 서 있을 리가 없다.


만일 장난이라고 해도 무슨 이득이 있어서···


그리고 그 모습은 평범하게 살아있는 인간의 분위기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의 달아오른 분위기는 이미 없었고, 모두 새파란 얼굴로···


끝내 흐느끼는 여자까지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잠시 후, 그 아저씨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베지봉의 말로는, 몇 시간 전부터 그 아저씨는 있었는데,


우뚝 선 채로 1층과 2층에 상승 · 하강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한다.


베란다의 바닥을 빠져나가는 것처럼.


그대로의 자세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제까지는 없었던 사람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라고 덧붙였다.


잠깐, 베지봉 씨, 그 말투는 또 있다는 거잖아 ㅋㅋㅋ




이미 즐거운 회식이라는 자리는 없어져 버렸다.


나도 냉정하게 주위를 파악한 듯한 글을 쓰고 있지만, 솔직히 부들부들 떨려서 빨리 따뜻한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데, 또다시 있었다. 그 아저씨.


아무래도 아까 베지봉이 말한 것이 정말인듯 했다. 별로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거기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거의 고주망태였던 잇세이가 일어나서


"이봐! 네놈 아까부터 뭐하는 놈이야!"


라고 아저씨를 향해 고함을 치면서 걸어갔다.


평상시라면 "뭐야 이놈 ㅋㅋㅋ 진짜 그런거 하지 말라구 ㅋㅋㅋㅋ"라면서 웃으며 봤을지도 모르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부랴부랴 잇세이를 말리려고 일어서려고 할 때, 보았다.


아저씨가 이쪽을 향해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회전"이라고 쓴 것은 그 움직임이 인간과 동물의 움직임이 아니라, 마치 자동인형(꼭두각시)이나, 전기장치 장난감처럼 움직였기 때문.


즉시 나는 공포가 MAX로 치달았다.


지나친 공포와 잇세이에 대한 "잠깐, 너 뭐하는 짓이야!"가 절묘하게 섞여 최상으로 합쳐졌달까.


뚜껑 열렸다 ㅋㅋ 이제,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정신없이 잇세이를 잡아 넘어뜨려 발차기를 먹였던 것 같다. 주변 녀석들이 재빨리 말렸지만 ㅋㅋㅋ



그리고 어느새 아저씨는 사라져있었다.


그리고, 잇세에게 사과했다. 조금 울고 있었어, 그 녀석 ㅋㅋ


아니, 나도 남자라서 싸움정도는 한 적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온건파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람을 때리거나 하지 않는다.


한밤 중에 날 뛰었으니까 옆방 사람에게 한소리 들었는데, 베지봉에게 조금 칭찬 받았다. ㅋㅋ


"그 때에 잇세이를 내버려 뒀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네가 안했으면 내가 하고 있었을거야." 라고 했다.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698th] 지하 세계  (0) 2018.07.12
[697th] 트럭 화물칸에서···  (0) 2018.07.11
[695th] 하얀 손  (0) 2018.07.09
[694th] 끌어들이는 타입의 여동생  (2) 2018.07.08
[693rd] 이상한 것이 찍혔어···  (0) 2018.07.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