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번역 괴담

[699th] 신부

레무이 2018. 7. 13. 07:30

대학 시절의 친구 중에 엄청 돈에 운이 따르는 남자가 있었다.


원래부터 지방의 재력가 집안 출신이었는데, 돈에게 사랑받는 인간이라는 것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복권이나 도박은 주로 맞는 편이고 학생이면서도 주식을 하고있어서 상당히 벌고 있었다.


이래저래 쓰면서도 계속해서 돈이 들어온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본인은 매우 성실한 사람이어서 그렇게 돈을 버는 방식 의존하지 않고 꾸준히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는 녀석이었다.


그 친구로부터 얼마 전 약혼자가 또 사망했다는 연락이 있었다.


"또"라는 말대로 그의 약혼녀가 사망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대학 졸업 후 현지에 돌아가 가업을 이은 그는 사업 방면에서는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었지만, 여성과의 인연은 잘 이어지지 않았다.


명가라고 말할 그의 집에 혼담은 나름대로 왔지만, 이야기가 결정되면 이렇게 상대가 죽어 버린다.


"세 번째 정도가 되었으니, 이제 시집 오려는 여자는 없겠지."


전화 너머로 그의 목소리가 슬픈 기색이었지만, 그렇게 우울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나는 학창 시절, 술을 마시면서 들은 그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그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였다.


초등학교에 올라가기 전에 집안에서 혼자 놀고 있던 그는, 방 구석에 낯선 소녀가 서있는 것을 꺠달았다고 한다.


손님의 아이 일까? 어린 마음에 그는 생각하고, 함께 놀자고 권해 보았는데, 여자는 끄덕하고 수긍했다.



그날 하루, 그는 그 여자와 즐겁게 놀았는데, 해가 질 무렵에 소녀가


"나를 너의 신부로 맞이해 줄래?"


라고 물어왔다.


"신부?"


"응. 나로는 싫어? 난 네가 좋아."


"나도 좋아해"


"그럼 신부로 만들어줘. 그러면, 난 너를 평생 고생하지 않도록 해줄게."


그런 대화였던 것 같다. 그는 어렴풋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소녀는 기쁜 듯이 웃고, 방 밖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그날 밤 가족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모두 손님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그 집의 사업 실적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자신에게도 재운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내 신부는 그때 정해져 버린 것 같아.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하면 화내는 것은 당연한 건가···."


질투심 많은 좌부동(*자시키와라시)아니냐고 말하면서,


(*좌부동자: 좌부동자는 일본에 전해져 내려오는 정령적인 존재. 자시키 혹은 창고에 사는 신이라 전해지며, 그 집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본 사람에게는 행운이 온다, 집에 돈을 가져다준다는 등의 전설이 있다. - 위키백과)


아무래도 그의 신부는 풍속점에 가는 정도는 용서해 주는 모양이라서, 그쪽은 구원받았다고 웃었다.


대를 이를 후계자 쪽은 여동생 부부에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701st] 뱀이 아니야  (0) 2018.07.15
[700th] 남색의 승복  (0) 2018.07.14
[698th] 지하 세계  (0) 2018.07.12
[697th] 트럭 화물칸에서···  (0) 2018.07.11
[696th] 베지봉  (0) 2018.07.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