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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21st] 종점입니다

레무이 2018. 8. 5. 07:30

저희 집에서 회사까지는 지방의 전철로 약 30분 걸립니다.


도시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갈 때도, 돌아올 때도 대부분 앉아서 통근하고 있습니다.


그 전철로 귀가 도중, 섬뜩한 사건을 체험했습니다.



그날 저는 부장의 권유로 술을 마시러 갔다가, 12시 전 막차에 겨우 늦지않았습니다.


택시로 가면 10만원 정도는 나오기 때문에, 일단 전철을 탔다는 일에 안심하면서 좌석에 앉아있었습니다.


시골이라서 막차라고 해도 조용합니다.


아무래도 이 차량에는 저 이외에 다른사람은 없는 모양입니다.


저는 다리를 앞 좌석에 뻗고, 술을 마신 탓도 있어서 바로 졸기 시작했습니다.



몇 분 정도 지났을까? 저는 작은 소리에 깨었습니다.


킥킥 웃는 소리는 분명히 작은 아이와 젊은 어머니 같습니다.


어린이 "엄마, 이 기차 잘 탔어요."


어머니 "그래. 켄쨩 기차를 좋아했었지."


아이 "응. ○○역에 갔을 때는 정말 즐거웠어요."


어머니 "그래, 가능하다면 도쿄역이나 국철의 큰 역에도 데려다주고 싶었어."


아이 "응, 야간 열차도, 한 번 타보고 싶었어요."



저는 비몽사몽간에 부모와 자식의 대화를 듣고 있었습니다.


차량은 4명씩 뭉쳐있는 좌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꽤 명확하게 들려오는 것은 가까운 좌석에 있는 걸까요.


어딘가 도중 역에서 탔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 "켄쨩. 국철에 많이 태워주지 못했어요."


국철라는 소리가 이상하게 느꼈다.


이 노선은 국철이 된지 벌써 15년 이상 지났을 텐데.


그런 것을 생각하다보니, 정신을 차렸습니다.


저는 살며시 좌석에서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봤지만, 모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게 사각이 되는 곳에 앉아있는 것일까.



생각을 하다가 다음 역에 도착했고, 아무도 타지 않은 채로 출발했습니다.



다시 졸기 시작하자, 그것을 기다리던 것처럼 모자의 속삭임이 들려 왔습니다.


어머니 "켄짱, 그때는 무서웠지?"


어린이 "으응, 엄마가 함께 있었잖아요. 전혀 아무렇지 않았어요."


어머니 "그래도 아팠을테니까."


아이 "응,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기차였으니까 다행이었어요."


어머니 "그래, 맞아요. 켄짱이 좋아하는 이 푸른 기차를 선택헀으니까."


아이 "아, 곧 그 건널목이예요."


아이는 들뜬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멍하니 창 밖을 보았습니다.


커브의 끝, 논밭 속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건널목 빨간 신호.


그 건널목에 어머니와 아들같은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내려진 차단기 안쪽으로 들어오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끼끼끼끼이이이이이이이익ーーーーー




기차가 급 브레이크를 걸 때, 둔한 충격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앉아있는 좌석의 창문 유리에 흠뻑, 붉은 물보라가 튀어올랐습니다.


온몸의 핏기가 사라지는 느낌에, 저는 무심코 문쪽으로 달렸습니다.


그러나··· 좌석에서 일어나 문득 깨달았을 때, 기차는 원래대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저의 심장 만이 격렬하게 고동치고 있었습니다.


꿈인가··· 그리고 일어선 김에 차내를 둘러봤지만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아까부터 들려 온 부모와 자식의 대화도 꿈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니, 혼자 차량에 타고 있다는 것만으로 두려워 하는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종점입니다."라고 차내 방송이 들리고, 드디어 기차가 정말로 감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코트와 가방을 끌어안고 출구로 향했습니다.


홈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분명히 뒤에 인기척을 느꼈습니다.


뭔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도 들려 왔습니다.


시선을 들어 제 뒤에 비친 그림자를 본 순간, 저는 무심코 가지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유리에 비쳐고 있던 것은 다섯 살 정도의 아이를 안은 젊은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의 왼팔은 팔꿈치에서 없었고, 가슴도 너덜너덜하고, 그 상처에서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른팔에 껴안은 아이는 왼쪽 반신이 뭉개 져서 대부분이 붉은 고기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남아있는 오른쪽 눈으로 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주저앉아있는 저는 역무원이 부축했고, 그대로 사무실에서 찬물을 내어 주었습니다.


차내의 사건을 그 역무원에게 물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투신 자살을 했다고 하면, 제 자신이 이상해져 버릴 것 같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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