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rd] 할머니에게 말씀드려야

내가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에 신세를 진 이웃집 할머니가 쓰러져 누워서 생활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혼자서 살았고 가족도 없는 모양입니다.

당시에 자주 오래된 놀이를 배우면서, 집에 방문하여 과자를 받거나 베고마(팽이치기) 등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쓰러져버리셔서, 가르쳐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싫어서 나으셨으면 해서, 매일 병문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개월 정도 지나도 나을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병문안을 갔는데, 할머니가 주무시면서 눈을 뜨고 뭔가를 중얼중얼 말하고 계셨습니다.

"무슨 일이예요?"

라고 묻자,

"엣 짱, 타로 짱, 삿 짱, 쥰 짱···"

라고 거듭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엣 짱", "타로 짱", "삿 짱"은 친구들 입니다.

마지막 "쥰 짱"은 내 이름입니다.

그것에 놀란 것인지 어쩐지 무서워져 버렸습니다.

왜 무서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죄책감이 듭니다.

나는 그날부터 무서워서 병문안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잠시 후 어느 날, 친구 엣짱이 인근 강에서 빠져 숨졌습니다.

어쩐지 나는 "할머니에게 말씀드려야···"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할머니의 병문안을 갔습니다.

그때는 마침 의사가 왔다가, 돌아가려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의사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여전히 중얼중얼 말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상함을 느껴서 귀를 기울였는데,

"타로 짱, 삿 짱, 쥰 짱···"

엣 짱이 없어!! 어떻게!??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엣 짱이 없어진 걸 알고 있는거예요?" 라고 물어봤지만,

할머니는 "타로 짱, 삿 짱, 쥰 짱···" 만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 나는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신경이 쓰여 다시 한번 할머니에게 병문안을 가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삿 짱, 쥰 짱···" 이라고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타로 짱은?"라고 묻자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몰라···"

어차피 "삿 짱, 쥰 짱···"이라고만 말씀하실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는, 그 대답에 매우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엄마가 당황하며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효고 현으로 이사 한 타로 짱이 죽었다더라. 엄마는 내일 장례식에 다녀올건데, 함께 갈까?"

엄마와 장례식에 간지 얼마 후의 어느 날, 할머니도 돌아가셨습니다.

심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사람이 죽어서 그렇게 안심 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현재 저도 삿 짱도 건강합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죽는 게 좀 늦었더라면, 삿 짱도 나도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내가 체험한 가장 무서운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