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번역 괴담

[747th] 학교의 7대 불가사의

레무이 2018. 8. 31. 07:30

초등학교 6학년 여름 이야기.



우리 초등학교에도 "7대 불가사의"라는 흔히 말하는 그게 있는데,


귀찮아서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하나하나 친구 세명이서 확인 하자고 결정했다.


아무튼 여름 방학.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




다만 불가사의인 이상, 밤에 체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교내에 침입할 경로는 보여서 찾기로 하고 (초등학생스러운 무계획)


초등학생이었던 우리들에게 걸림돌은 '밤에, 어떻게 집에서 나갈 것인가.' 였다.


나는 방임주의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밤에 산책을 나가거나 해도 혼나지 않는 집안이라서 상관없는데, 문제는 다른 두 사람이다.



우선 A.


A는 단지 4층에 살고 있기 때문에 창문으로 탈출은 불가.


게다가 부모 두 사람 모두 소리나 기척에 예민해서, 취침 시간 후에 몰래 만화 같은걸 읽고 있으면 눈치채고 방에 들어오는 정도.



다음은 B.


B는 문에서 현관까지 다소 거리가 있는 집에 살고 있었다. 즉 부자이다.


당시에 보안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B의 누나가 심야에 집을 나가려고 했는데 신고가 들어갔다고 한다.



여러가지 생각했지만, 초등학생에게서 쓸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를리가 없었고,


"어쨌든 열심히 모여봐!"


라고 이야기는 끝났다.



그리고 밤. 학교의 뒤편에서 자정에 집합. 30분 기다린 뒤에 다들 모이면 돌입.


결과부터 말하면, 세 명 모두 모였는데 학교에 침입할 루트를 찾지 못해 포기하고 근처의 묘지를 산책하고 해산했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다.




심야에 B의 집에 강도가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중태 누나와 어머니가 경상. B는 그때 없었다.


그리고 B를 볼 수 없게 되었고, 여름 방학이 지나고도 두 달 정도 B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겨우 왔다고 생각헀는데 바로 전학을 한다는 것.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아침시간에 와서 전학한다는 취지를 말하고, 형식적인 인사와 연필을 나눠주고 끝.



눈이 마주치지 않았다.


나는 솔직히 무서웠다.


우선 두 달 반 만에 본 B의 얼굴이 다른 사람처럼 되어 있었던 것이 무서웠는데,


그 이상으로 7대 불가사의 탐험이라는 말을 꺼내버렸다는, 할 말 없는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B의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자체는 불가피 하더라도, 도입하고 있었을 보안 시스템은 어떻게 되었던걸까.


B는 집을 빠져나오면서 어떻게해서든 보안을 끈 것은 아닐까.


그 때문에 강도가 들어온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되면 역시 나에게도 책임이있다.



어쩌면, B는 보안과는 무관하게 빠져 나왔을지도 모르고,


보안 자체가 끊기고 끊기지 않고와는 관계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고,


강도의 경우에도 보안과는 관계 없이, 들어올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749th] 태워 줘!  (0) 2018.09.02
[748th] 열쇠 이야기  (0) 2018.09.01
[746th] 유우지  (0) 2018.08.30
[745th] 야마나시의 귀신  (0) 2018.08.29
[744th] 자살하려는 사람  (0) 2018.08.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