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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49th] 태워 줘!

레무이 2018. 9. 2. 07:30

지금부터 4년 전, 지금 쯤 계절의 이야기입니다.


밤 11시경에 동 오사카까지 여친을 차로 데려다주고, 나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도로의 오르막길에 들어가자마자 조금 졸렸기 때문에, 신선한 바람을 쐬려고 손가락이 나올 정도로 조금 창문을 열었습니다.


평일이어서 주위에 다른 차량은 없었고, 매우 조용했습니다.


2, 3개월 전에 단속카메라에 걸려서, 그 이후에는 얌전히 달렸지만,


이 시간에 주위에 아무도 없었고, 이 도로에는 카메라의 위치가 정해져 있었으므로, 조금 엑셀을 밟아서 야경이 보이는 곳까지 달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번 커브를 돌고는, 직선 코스가 되어서 속도를 풀고 타력주행으로 달리고 있는데, 삐찌삐찌삐찌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곧바로 타이어에 돌이 낀 소리라고 생각하고는, 도로가 넓어진 곳에서 차를 갓길에 대고 뒷바퀴 주변을 확인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스스럼 없이 "무슨 일이예요?"라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순간 심장이 터질 정도로 놀랐습니다만,


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상대의 얼굴을 보니, 20세 정도의 심약해보이는 청년이었습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니까, 그냥 내버려뒀으면··· 생각했습니다만,


냉대 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타이어에 돌이 낀 모양이네요."라고 하대답했습니다.


즉시 "이거 아녜요?"라고 그가 가리킨 곳을 보니, 꽤 깊이 돌이 박혀있었습니다.


손이나 나뭇 가지로 잡힐 것 같지 않아서, 차에 싣고 있는 공구를 꺼내려고 하는데, 그가 재빠르게 "이거 쓸래요?" 라면서 드라이버를 내밀어주었습니다.


바로 돌멩이를 꺼내고 드라이버를 돌려주려고 일어났는데, 그는 어느새 차에서 멀리 도로 저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가져가야죠!!"


라고 제법 큰 소리로 불렀는데,


그는 눈치채지 못하고 저쪽에 정차해둔 흰색 차량을 향해 걸어가서 문을 열고 탑승해버렸습니다.


자동차까지 60m정도의 거리 였지만 나는 내 차를 타고 그의 차 옆까지 천천히 다가갔다가 그만 아연실색 해버렸습니다.




아까 열었던 곳을 확실히 봤는데, 자동차에 문이 없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주차 되어 있던 장소는 풀숲 속이었고, 타이어도 없고 유리창도 없이 버려진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사람의 기척도 없었습니다.




당황해서 손에 쥐고 있는 드라이버를 보니 손에 빨간 녹이 묻은, 녹 투성이의 드라이버였습니다.


나는 갑자기 겁이 나서 조수석 창문을 열고 풀숲에 드라이버를 던지고 차량을 가속시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귓가에


"태워 줘!"


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신없이 집까지 도착했습니다만, 오는 길에 신호등이 파란색인지 빨간색인지, 어느 길로 돌아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뒤에는 이상한 일없이 평온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상한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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