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th] 항상 함께 다니던 언니

내가 초등학교 시절, 등교 할 때 언젠가부터 함께 다니던 선배 언니가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함께 등교하게 되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고, 그 언니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등교 길에서 만나 거기부터 초등학교에 도착할 때까지의 5, 6분 동안 만 함께 걸었습니다.

대화 내용은 학교 수업의 이야기 같은, 아주 흔한 주제였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안까지 함께 들어간 기억은 없습니다. 반드시 교문 근처에서 헤어졌습니다.

(연상이라고 기억할 뿐이라서, 어쩌면 초등학교 근처에 있던 중학교에 다녔을지도 모릅니다.)

언니와 헤어질 때, 언니가 어김없이 매번 했던 말은

"나에 대해서, 같은 반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돼요."

위협이나 그런 느낌이 아니라 언제나처럼 싱글벙글하며 미소로 말했습니다.

저학년이었던 나는 "그렇구나. 말하면 안돼."라면서 아무런 의문도 가지지 않고,

반 친구들에게도 부모와 여동생에게도 그 언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동급생 여자아이와 우연한 계기로 그 언니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어떤 계기였는지는 이미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침에 항상 학교에 오는 길에, 언니와 만나서 등교하고있어~"

그 정도 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 하교 시간.

혼자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누굴까 생각하며 뒤돌아보니, 등교할 때 밖에 만난 적이 없는 언니가 언제나처럼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서있었습니다.

하교 길에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약속을 깨버린 일 같은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는,

'아, 언제나 보던 그 언니다.' 정도로 생각하고는, 함께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두서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등교 길에 언제나 언니와 만나는 장소에 도착했는데,

언니가 불쑥 말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말했지?"

 

깜짝놀라서 언니를 보자, 언제나의 웃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이 웃고 있지 않았습니다.

"미안해요."라고 사과하는 나에게, 언니는 웃는 얼굴로 "괜찮아."라는 말 뿐.

결국 그날을 경계로, 언니와 내가 함께 등교하는 일은 다시는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언니를 등교 때와 마지막 하교 때에 밖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서, 전 학년 학생 수가 1300명 정도 있었으므로, 본 적이 없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그것과 관계있는 이야기인지 여부는 알 수 없는데,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니던 초등학교가 창립 11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으로 만든 앨범이 있습니다.

내용물은 흑백이었는데, 1페이지에 1학급 같은 느낌으로, 전 학년의 전체 학급의 단체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언니의 이야기가 문득 떠올라서, 그 선배의 사진을 찾아 보았습니다만, 역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체 사진 중 단 1명, 얼굴이 새까맣게 칠해져 있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단체 사진 아래에 차례대로 이름도 실려 있었는데, 그 사람의 이름도 새까맣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일입니다만, 그 외에 다른 사람의 이름과 사진을 봐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상급생이었으니까 아마 내가 알지는 못했을텐데도, 왠지 그 사람 혼자만 검은 색이었습니다.

내가 칠했다는 기억도 전혀 없습니다.

무섭다기보다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