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쇼핑에서 돌아가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버튼을 누르려고 했는데, 모든 버튼이 청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뭐야 이건, 누군가의 나쁜 장난이구나···.


눌러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테이프를 떼어내려고 했다.


몹시 단단하다.


손톱으로 득득 긁어서 간신히 집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겉의 종이만 쭉 뜯어졌다.


이럴수가··· 하는 순간에, 문이 닫혔다.



아차, 자동으로 닫히는 녀석인가.


하지만 버튼 누르지 않았는데.


어라? 그러면 이 버튼 중 하나를 누르지 않으면 못나가는거야?


설마··· 하고 잠시 기다려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럼 누군가가 누르면 다시 열리겠지, 정도로 생각하며 테이프를 떼어내는 쪽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단단했다.


적당히 떼어지라고!


아, 손톱 아프구나, 덥구나,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갑자기 슥- 하고 걸리는 것이 없어졌다.


버튼이 없었다. 누군가가 떼어낸건지, 텅 비어있었다.


혹시 이게 망가져서 막아둔거였나?


하지만 전부 이런건 아니겠지?


외부 연락 버튼까지 청테이프가 붙어있었다.


처음으로 불안해졌다.


모든 테이프를 떼어냈는데도, 그래도 아무것도 없다면 어떻게 하지.


우선, 아까 벗긴 곳이라도 확인하려고, 그 구멍을 들여다 보았다.


빛도 없고, 내 몸때문에 빛이 가려져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안쪽의 배선같은게 보인다.


하지만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이 그 뿐이었다.


여기서부터 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흐음, 정말 위험한거 아닐까.


휴대폰을 꺼내면 전파가 닿지 않았다.


천장 통풍구나 점검 창구쪽을 노려봤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


점프하거나 퍽퍽 때려봐도 이상을 알리는 경고음도 없다.



그 와중에 와이어가 끊어져 떨어지는거 아니냐고 이것저것 고민하고 있는데,






시야에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





아까 테이프를 떼어낸 구멍.







무엇일까 생각 얼굴을 가까이하자, 거기엔 눈이.




한쪽 눈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웃는다.



왠지 모르지만 웃고 있었다.



눈 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그렇게 느꼈다.







"우오아아아아아!"





단번에 얼굴을 당겨 떨어져나와, 벽까지 달라 붙었다.



뭐야 지금? 어째서?



그 순간, '삐이이------' 하는 부저음이 들렸다.


두번 연속해서 놀랐다.




"실례합니다만, 누군가 있습니까?"


"에?"


"아, 있었네요. 안됩니다. 그 엘리베이터 고장났어요."


"아, 아, 미안합니다."


"입구에 출입금지 콘을 세워놨잖아요. 지금갑니다."



그리고, 관리인과 경비원으로 보이는 아저씨에게 혼나고 나왔는데,


출입금지 콘이라니, 들어갈때는 없었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