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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은 아내와 달리 영혼이 보이는 체질. 제비뽑기 따위는 만져보는 것 만으로 알아채기도 하는 인간.


처남은 최근 이직을 했는데, 이전 회사에서 연줄로 들어온 부하직원 A가 아무래도 무서웠던 것이 이직이유라고 말한다.



A가 오고부터 갑자기 사무실의 공기가 답답해진 것을 시작으로, 컴퓨터 쪽에 원인불명의 트러블이 계속해서 생기고, 상품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이러저러한 사고와 컨디션이 무너지는 사람들이 속출한 모양이다.


처남이 사내 회식사진을 보여줬는데, A는 20대 중반의 마른 몸매의 외꺼풀에 피부가 하얀 남자.


머리가 가슴 정도까지 오는 긴 머리인데, 앞머리 + 사이드 머리는 그대로 뻗고 뒷머리만 묶고 있었다.


어쩐지 만화에나 나올 법한 장발 캐릭터의 머리 모양이지만, 실제로 그런 헤어스타일을 하는 놈은 별로 없다.


어떤 사진도 전혀 미소도 없이 찍혀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처남에 따르면 일을 할 때도 항상 무표정하고 대화도 잘 이어지지 않으며 묵묵히 일을 하는 놈이었다고 한다.


다만 처남의 지시를 무시하고 멋대로 일처리를 해버려서, 그 탓에 불필요한 업무가 늘어나거나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볍게 주의했던 처남도 일주일정도 후에 상당히 강하게 화를 냈다고 한다.




"제가 '팀에 폐를 끼친다는걸 모르겠냐! 이건 직장이지 네 기술을 선보이는 학예회가 아니야!'라고 고함을 쳤더니, 그 놈이 저를 노려보더라고요. 순간 녀석의 뒤에 그림자가 확 부푼 것 같았어요.


제겐 뭔가 씌어있는 사람은 어깨라든지 머리의 둘레에 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A의 경우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실제로는 더 커다란 인간이 무리해서 인간의 피부를 껴입고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화낸 것에 기분이 상해서, 화난 켄시로처럼 놈의 뒤쪽에 피부를 바깥쪽으로 넘쳐보였다고 할까요."




그런데, 켄시로의 대목에서 아내가 "푸흡!"하고 뿜어버려서 분위기를 깨부수자,


처남이 "너말이야···"라고 경멸했다.




처남이 상사에게 A에 대해서 물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A는 어렸을 때 가족과 가까운 친척들이 거의 죽었다고 한다.


그런 환경 때문에 학교도 별로 다니지 않았던 모양이다.


단골 거래처의 상사가 A와 먼 친척이라서, PC는 할 수 있으니까 꼭 일을 시켜달라고 부탁했다던가.



처남에게 혼난 이후, A의 등 뒤 전체에 뭉게뭉게한 것을 짊어지고, 체취가 오래된 생선같은 강한 냄새가 나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가만히 처남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점심시간에도 식사도 하지않고 바라보기만 할 뿐, 그 기분 나쁨에 상사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마침내 처남은 과로인지 심적인 부담인지 직장에서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에 탄 것을 계기로 상사에게 A를 해고하거나 자신이 사직하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거래처의 연줄이라 A의 해고는 무리라고 말해, 처남이 이직했다고 한다.





"제 마지막 출근 날에는, A는 히죽대고 있었어요.


그걸보고는 유령 같은건 A보다 무섭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가 씌어있다든가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저 녀석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예요."


라면서 처남은 한숨을 쉬었다.




그만 둔 회사는 매출이 상당히 떨어져 위험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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