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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고등학교 때, 하교하는 길에 근처의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


그리고, 조금 잡담 따위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굳어있는거야.


공원 옆의 집을 보고 있는 것 같았어.


내가 "뭘 보고 있어?"라는 느낌으로 말을 건네니까, 친구가 갑자기 내 팔을 힘껏 잡고,


"야, 저기··· 창, 창문 쪽을 봐봐."


라고 말하는거야.


그리고, 뭐에 쫄은거야? 라고 생각하며 창문 쪽을 보자···.




···집안에서 여자가 얼굴을 위쪽만 내밀고 (눈 근처까지) 여기를 보고 있었어.




우왓··· 저게 뭐야? 라고 보고 있는데, 그 얼굴이 점점 위로 올라오길래,


기분나쁘게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코부터 아래가 없는거야.


게다가 턱도 없었다. 계속해서 얼굴의 위쪽만이 그대로 점점 위로 늘어났고, 코 아래쪽의 공간이 계속해서 마구 뻗어나갔어.


 


그리고, 그대로 위쪽의 얼굴이 창문의 샤시 위로 사라졌을 때, "슈욱-빵!"하는 소리가 났고,


아래쪽에서 엄청난 기세로 입과 턱이 위로 사라져 갔다.


이젠, 나는 공포에 부들부들 떨었고. 그 자리에서 친구의 팔을 잡은 채 기겁했다.


소리도 낼 수 없었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았어.




그런데 그 순간, 남자의 목소리로 "꺼져!!"라는 소리가 바로 뒤에서 (어쩌면 뇌 안에서?) 들렸다.


하지만 나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 (지금 생각하면 가위에 눌린 상태였는지도)


큰일났다···고 생각한 순간, 친구가 나를 갑자기 안고 "우와아아아아아악!" 외치며 공원에서 달려나갔다.


나는 공주님 안기를 당한 상태.


뭐가 뭔지 모르는 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도로까지 옮겨졌어.



친구는 힘이 빠진 것인지, 나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주저앉았다. 나도 그때까지도 다리가 풀려 있었고.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나온 말은


"뭐였던거야? 지금···."


이었다.



그대로 서로가 회복 될 때까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갔는데, 그날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어.


왠지 말할 수가 없다는 느낌이었고.



그리고, 오늘 만나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말야.


그랬더니 서로 보았던 것이 달랐다.


나는 여자의 얼굴의 위쪽. 그리고, 목소리는 남자.


친구는 아저씨의 얼굴 하반부가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 그리고, 목소리가 여자 "캬하하하하!"라고 웃었다고 한다.


친구는 웃음을 듣는 순간 "도망쳐야해!!"라고 생각해서, 나를 안고 달렸다고.


여하튼, 친구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면 아직도 ((; ゚Д ゚) 덜덜 떨린다 ㅋㅋㅋㅋ



그리고, 조금 의문.


같은 상태에서 보았는데도, 보이는 것이 다른 것은 자주 있는 일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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