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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802nd] 손, 손, 얼굴

레무이 2018. 12. 7. 08:53

중학교 시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귀신을 보았습니다.


유령이었는지 무엇인지 모르니까 여기에 올려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어쩌면 무섭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체험한 사건이므로 써보고 싶습니다.



중학교 2학년 정도때에 조금 장난기 가득했던 우리들은 8명 정도, 아오모리 현 아오모리 시의 F중학교 체육관 앞에 밤 23시경에 모여있었습니다.


덧붙여서 그곳이 모교이며, 당시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모인 이유는 특별히 없었고,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담력 시험이라도 해볼까 했던 것입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그 중학교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덧붙여서 심령스팟이라거나 하는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그 자리에 있었고 한가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게 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와 짝을 이룬 것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아 영감이 강하다는 Y라는 아이였습니다.


그에게는 상당한 심령현상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고 해서, 건강한데도 가끔 학교를 쉴 정도였습니다.


종종 듣기로는, 영감이 강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보인다'고 하는 말이 있었으므로,


저는 잔뜩 기분이 들떠있었습니다.





순서는 결국 우리들의 차례까지 왔고, 두 남자는 두근두근하면서 체육관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테니스 코트를 빙빙 돌다가, 문득 밤의 학교 건물로 시선을 돌렸는데, Y가 갑자기.



Y "어라? 어쩐지 창 아래쪽이 흐리잖아? 뿌옇게 말이야?"



라고 해서,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확실히 창문 여섯개 모두가 절반쯤 아래쪽만 흐려보였습니다.





약간 녹색의 구름 같은 느낌으로 정말 기분 나빴습니다.


참고로 우리들이 본 창은 층계참에 있는 창문이었고, 나란히 늘어져있었는데, 확실히 그 때는 여섯개의 창문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후일담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섯 개의 창 중 하나에서 구름이 없어졌습니다.


어째서인지 저와 Y는 그 창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창문을 서로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없이



그 창문에 손바닥이



척! 하고 들러 붙어 온 것입니다.





소리도 없는데 왜 척! 이라고 표현했는가 하면,


창문에 손바닥을 꽉 밀어 올리면 지문이 하얗게 붙어오는 그런 느낌 알고있습니까?


그 정도로 강력한 느낌이 갑자기 나타난 그 손바닥에서 느껴졌습니다.




저와 Y는 이미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려, 서로 소리도 내지 않고 단지 그 창문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러자 또다시, 같은 창에 반대쪽 손이 척! 하고 들러 붙어 왔습니다.





그 손과 손 사이의 공간이···


저에게 최악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아, 다음은 얼굴이 오는건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철썩- 하고 녹색의 얼굴이 손과 손 사이에서 나타났습니다.


그 얼굴을 비유한다면, 뭉크의 절규에서 양 눈과 입 부분을 새까맣게 칠한 듯한 느낌입니다.


왠지 저와 Y는 그 얼굴을 제대로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만, 제 기억으로는 그런 인상이었습니다.


거기까지 보고나서야 마침내 저는 Y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Y도 같은 타이밍에 이쪽을 쳐다본 모양입니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친 후 드디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고 외치며 달려서 도망쳤습니다.




저게 사람이라면, 왜어째서 양손과 얼굴이 방금 전의 구름처럼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는지,


다시 설명하자면, 비상구의 녹색 빛을 희미하게 한 듯한 느낌.


어쨌든 달려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사정을 설명 했더니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술을 마시면 자주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날 성인이 된 Y와 술을 마시면서 떠올려보다가,


"좋아, 한번 가보자!"


가 되었습니다.


알코올 덕에 상당히 취해 있었던 두 사람은 또 다시 그 테니스 코트에서 보이는 창문을 찾았습니다.


시간대는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장소에 서서 어디에서 유령을 보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때 확실히 있었던 '창문 여섯개'가 없었으니까요.




우리들이 봤던 창은 곰곰이 생각하면 여섯개나 있다면 이상합니다.



당시 재학 중이던 때는 어째서인지 깨닫지 못했는데,



층계참에 창문이 있긴 했지만, 어째서 한 층에 창문이 두 개나 있었던 것인지···.


자주 거기에서 얼굴을 내밀고 놀았던 학생 시절에, 창문이 한 층에 하나 밖에 없었다는걸 떠올리지 못했을까.



그리고 이것을 쓰면서 더욱 놀란 것은,


그때, 우리들이 본 층계참의 창문이 정말로 몇개나 있었는지가, 지금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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