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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여름 방학 때, 22시 정도에 가까이 사는 친구 집에 가려고 했다.

매일 밤 늦게 거기 놀러갔다가 아침에 돌아오곤 했다. 느슨하고 제멋대로였다.


어느 날, 결혼 한 8살 위의 언니가 2살(만 나이)짜리 딸을 데리고 자고가는 날이었다.

어머니는 "언니가 와있으니까 집에 있지 그러니."라고 말하셨지만,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현관까지 도망쳤다.

어머니는 "말을 안듣는 다니까. 또~"라고 말하면서도 현관까지 배웅.

그 때, 조카가 어머니와 함께 현관까지 나왔는데,

조카가 갑자기 나를 향해 할머니 같은 큰소리로,




"너 말야. 이런 시간에 뭐하는게냐! 항상 뭐하고 다니는게야!"



라고 소리 쳤다.


 


조카의 얼굴은 마귀할멈 같은 무서운 표정. 나와 어머니는 너무나 놀라서 굳어버렸다.

이어서 "조금은 면학에 힘쓰고 부모님 말씀도 소중히 해야 한단다!"라고.

대단히 탁한 목소리로 2살 짜리의 목소리가 아닌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나와 어머니는 얼굴을 마주보고 멍하니.

곧 조카는 상태가 좋아진듯 "어디 나가는거야~"라고 말했다.

얼굴도 평범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아무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어머니는 조카에게 "K짱, 지금 왜 화난거야? 괜찮아?"라고 물었더니, "나 화 안났어~ 외출 배웅하러 온거야~"라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모습으로 멍한 얼굴.

거기에 언니가 "너 나가는거야?"라고 말하면서 와서, 어머니는 지금 있었던 일을 흥분해서 설명했다.

그러자 언니는,




"아, 이 아이 전에도 그거 한번 했었는데··· 

우리 남편 술 마신다고 했지? 얼마 전에, 며칠이나 연속해서 만취해서 늦은 시간에 돌아온거야.

남편 돌아왔는데, 잠을 자던 얘가 갑자기 일어나서는 호통을 쳤어.

그 때는 남자의 목소리라서, 남편도 나도 멍때렸다니까!"




덧붙여서, 우리 집은 그 때 할머니가 정정하셨다.

나에게 화낸 것은 누구였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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