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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92nd] 쥐 고문 대회

레무이 2023. 2. 6. 17:06

옛날 산속 말 목장에서 일했었는데,

・ 산과 접하고 있다.
・ 갑자기 말을 맡기러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상 대량의 곡물계 먹이가 비축되어 있다.
・ 주위에는 쌀 농가도 많다.

라는 이유로 정기적으로 쥐가 대번식하는데, 그럴 때의 대처법으로
"쥐를 대량으로(그렇다고는 해도 전체의 몇 분의 1이지만) 덫으로 잡아 마구간 앞 광장에서 단번에 고문해 죽이고, 바구니계 트랩에 걸린 쥐는 몇 마리 골라 죽기 직전까지 고문한 뒤 고추를 잘라내 마구간에 던져둔다."
라는 것이 있었다.
내가 일하던 기간에도 두 번 정도 그런 걸 했는데 이게 진짜 효과가 있다.
며칠 후면 쥐가 한 마리도 안 보이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가장 무서웠던 것은 그 쥐고문대회가 "너무 재미있다는" 것. 당시에는 잔혹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나도 처음 쥐고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1차 고문대회 전에는 터무니없는 쥐 피해에 정말 살의를 품고 고문에 신나게 참여,
두 번째에 이르러서는 쥐 피해의 짜증이 겹칠 때마다 그것을 발산할 수 있는 때가 심상치 않게 기대되고,
고문에 새로운 레퍼토리를 가하기도 했다(전류를 이용).

그리고 그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평소, 승마체험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로 소문난 여성 선배도
성실하게 나에게 손짓 발짓로 마구간 일을 가르쳐 준 선배도,
평소 과묵하게, 그러나 날뛰는 말을 조교할 때는 산까지 울리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그 선배도,

모두 황홀한 표정으로 쥐를 불에 굽거나 물고문을 하거나...

벌써 오래전 얘기고 목장도 망하고 선배들은 소개로 여러 목장으로 흩어졌다고 들었는데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문득 그랬던 일이 떠올라서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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