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5세인 아들이 두 살일 때, 집을 지었다. 지은 곳은 원래는 평범한 밭.
외딴 시골이라서 밭이었던 이전에는 그저 잡목림이라든가 그런 정도이므로 땅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반조사도 문제없었고 아주 평범하게 지었다.
하지만, 아들이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방울 소리가 들린다고 자주 말하게 되었다.
두 살이라고 해도 갓 두 살이 된 터라 말이 서툴었고, 일단 말은 하긴 하지만 대화가 안 될 정도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병원에 데려가서 귀를 검사해봐도 문제가 없었다.
방울소리가 크리스마스적인 "챠랑-챠랑-"소리였으면 다행이겠지만, 풍경(風鈴)같은 소리라면 무서워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는 와중에, 할아버지가 복도를 돌아다닌다고 하는 것이 몇 회정도. 우리는 핵가족이고 할아버지는 없다.
다이닝 키친과 거실이 연결돼 있고 복도에는 장식창이 달린 문이 하나.
그 좁은 창문 너머로 안쪽의 다른 방에서 복도로 나와 현관 쪽으로 걸어가듯 지나간 할아버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는 1층에 있으면 2층 바닥에 도자기같은 무게가 있는 무언가, 예를 들면 재떨이 같은 것을 쾅쾅 놓는 것 같은 소리가 며칠에 한 번씩 들렸고, 한 번은 2층 바닥에 바르게 다듬어 평평하게 쌓아뒀던 문고본 다섯 권이 무너져 내린 적도 있었다.
결국 나는 그런 상황에 버틸 수 없어졌고, 하우스 메이커의 A/S에 부탁해서 바닥 아래에서 지붕에서 통풍구 안까지 조사를 해 봤지만 동물일 가능성은 없다고 하는 결론이 났을 뿐이다.
처음 상담했을 때 소리가 났을 때 바람이나 날씨도 기록해 두라고 해서 그것도 보여줬는데 전혀 제각각이어서 참고가 안 되었다.
어느 날 침실에서 졸음이 쏟아져 선잠을 자면서 아들을 앉혀 놀아주고 있을 때 아들이 갑자기 불붙은 듯 울었다.
문 앞에 하얀 눈을 가진 여자가 있다고 울부짖으며, 내가 걸치고 있던 타올 담요에 머리를 쳐박고는 자지러지게 우는 것이다.
침실의 문은 닫혀 있었기 때문에, 즉 "안쪽"이 아닐까, 어쩐지 무섭다고 생각하면서 달래고 지나갔다.
이때 아들은 세 살이 되기 직전. 말이 조금 느리고 서투르긴 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눈이 하얀 여자가 있어서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쯤 되어서 더이상 그런 말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 후 바로 동생이 태어나 바빠진데다가 수면 부족으로 정신이 없어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걸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아이가 두 살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침실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때는 한밤중이었으니까 처음이라면 잠이 덜 깬 거겠지 하고 지나갔을 일이었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울부짖고으면서 문에 하얀 눈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이쪽을 보고 있어서 무섭다고 마구 소리쳤다.
이때도 문은 닫혀있었기 때문에, 역시 "침실의 안쪽"이 아닐까 하고 무서워져서, 작은 아이를 이불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둘둘 말아서 데리고 지나갔다.
그 다음은 아무것도 없다. 뭐였을까.
침실은 지금도 내가 혼자 쓰고 있지만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벌써 10년이 넘었니까 무서움도 사라졌는데 진짜로 뭐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