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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nd] 편리한 산길

레무이 2017. 1. 11. 19:55

출근하는데 편리한 산길이 있는데, 거기를 오토바이로 다니던 때의 얘기다.


산길 도중에 작은 마을이 있고, 당분간 더 가다보면 울창한 언덕모양으로 된 산이 있었다.


무심코 산길에서 그 언덕을 바라보니 울창한 숲 사이로 뭔가 건물같은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언덕의 정상 부근에 낡은 민가 같은 것이 있길래, 일단은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보러 갔다.


그 산 주위로 360도 돌아 보았지만, 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나 짐승이 다니는 길 조차 없었다.


나는 대나무가 우거진 산비탈을 올라 갔다. 민가로 보이는 건물에는 누군가 생활했던 흔적이 있었다.


신문더미가 끈으로 묶여 쌓여있다거나 하는, 비바람에 노출 된 느낌없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 이런 곳에 살고 있는거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발길을 돌렸다.



집에 돌아와 주택 지도에서 확인했지만, 내가 가진 지도에는 기재되어있지 않았다.


왜 올라가는 길이 없던걸까 하고 궁금했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그 장소에 올라가보았다.


절대로 그 집에 가는 길이라거나 통로 같은 것이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오토바이를 멈추고 언덕 주변을 빙 돌아가며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한동안 경사면 옆 방향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나무들 사이에 다다미 3장 가량 넓이의 작은 장소가 있었다.


다가가보니 사당일까 싶은, 행인들의 신이나 지장보살님 같은 석불이 있고, 꽃이 장식 되어 있었다.


'이런 곳에 왜?' 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트인 장소 속에 뭔가 있었다... 가까이 가 보았다.


거기엔 50센치 정도 크기의 바위가 타일처럼 결합된, 마치 고분의 흔적 같은 토굴이 있었다.


지도에도 이 근처에 고분같은건 들어 본 적도 없었으니까 꽤 오싹했다.


그 고분 같은 장소에서 또 울창한 숲이 있고, 급경사. 거기서 경사면을 디디고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그 민가 같은 건물이 가까이 보였다.


그때 인기척이 났기 때문에 덜컥 겁이나, 필사적으로 되돌아왔는데,


그런데, 도중에 눈에 들어온 것은 고분 같은 장소의 옆에 있는 나무에 푸른색의 우편함이 있었다.


이것은 확실히 누군가 살고 있다는 흔적이다! 라고 확신했고, 오히려 그 생각으로부터 공포에 휩싸이게 되어 귀가했다.



그리고 그 장소에는 다시 가지 않았지만 여전히 궁금했기 때문에 나중에 현지에서 오래 살아온 어르신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아무래도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현지에서는 그 일대를 "코가네(小金)"라고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원래는 산길 도중의 작은 마을로부터 떨어져 나온 사람이 정착한 것일지도... 라는 견해였다.


고분, 지장 보살 님, 코가네... (←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황금')라는 키워드에서 미루어보면,


혹시 무언가가 저 언덕에 묻혀있는건가...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산길을 달리는 신문 배달 오토바이와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그 신문 배달 사람에게 물어 봤다면 그 민가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이고, 마을 사람도 뭔가 알고 있을 것 같다.



이제와서는 딱히 물어볼 생각도 없긴 하지만...


벌써 10년 정도 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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