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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4th] 대형 중화 요리점

레무이 2017. 1. 11. 19:56

직업 상 요리 사진이나 음식점의 실내를 촬영할 일이 생기는데, 그럴때 있었던 살짝 무서운 이야기를 써본다.


실제로 어느 가게였는지까지 밝히면 이야기의 참맛이 안살아나니까, 적당히 훼이크좀 섞으면서 이야기 하는건데,


거기는 비교적 유서깊은 대형 중화 요리점이고 5층 건물 전체가 그 가게로 입점해있는 곳이다.


특히 거기 3층에 '무언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기에 나름 친했던 점장과 주변 관계자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대략 정리 해보자면,


■ 3층의 방 중의 하나만 갑자기 정전. 정전 후에는 빛나는 하얀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방에 들어왔다가 사라진다.


■ 심야의 아무도 없는 3층으로부터 1층 사무실로 내선전화가 걸려온다. 받아보면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만 들린다.


■ 예약하려는 고객이 방을 미리 답사할 때 '봐' 버린다. (주로 하얀 기모노 여성)


■ 연회를 예약한 손님이 옥상에 목없는 사람들이 잔뜩 서 있기 때문에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고 예약 취소.


■ 장식된 액자에 그려진 여성이 가게 내부를 걷고 있었다. (여러 사람 목격)


등.


굿이라거나 해야하는거 아니야? 라고 물어보니 벌써 해봤는데 여전히 나타난다고 한다.


내가 해야했던 일은 3층의 객실을 완전히 리뉴얼 했기 때문에 새로 촬영 의뢰가 들어온 것.


직업 상 아주 드문 정도로 이상한 것이 찍혀 버리는 일이 있는데, 오늘도 혹시 찍혀버리려나... 라고 생각하면서 조수를 데리고 가게에 갔다.


가게는 브레이크 타임이었기 때문에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문제의 3층에 올라가니, 거기만 공기가 몇겹이나 둘러싸여있는 것 처럼 축축하고 무거웠다.


시험삼아 4층에 올라가보니 거긴 보통. 그리고 오히려 주방은 5층.


에어컨 안켜놨나해서 확인하니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었다. '이거 레알이냐...' 생각하면서 작업 시작.


리뉴얼 한 방들을 차례로 촬영해나갔다. 간간히 슬쩍 결과물을 확인 해봤는데 이상한 건 찍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


마침내, 마지막으로 가장 안쪽의 방에 들어 가려고 했더니, "아, 거기는 촬영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라고.


그 방만 어째서인지 리뉴얼 하지 않고 예전 그대로 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거냐고 물어봤는데 평소에 쓰지 않는 방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이유는 역시 그 곳에서 자주 '나오기' 때문이라고 해서 아무래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봉인했다고 한다.


뭐어... 실제로 열고 안을 봤는데 묘하게 싫은 분위기가 방안에 있었다. 거긴 공기가 더 무거웠다.


가게 운영하면서 쓰지 않는 방이 있다니 아깝네~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촬영은 끝났다.



돌아갈 때 까지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 라고 생각하면서 계단을 내려가려도 했을 때,




뒤에서 따라오고있는 조수가 짐을 끌어오면서 아무것도없는 공간에 꾸벅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심까~"라고 말했다.


가게를 나와서 들어보니 "여직원에게 인사했는데 무시당했슴다"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어 봤더니, "흰 기모노의 여자였는데요"라고 말했는데...



'거기 여직원들은 모두 차이나드레스 입고 있잖냐.' 라고 말 해주려다가 그만두고


"다음에 여기 또 촬영할 일 생기면, 그때는 잘 들리도록 더 큰 소리로 인사해봐라."라고만 말해줬다.


조수 군은 여기에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아~ 그런가보네~' 정도로만 생각하는 눈치였다.




이건 여담인데 이전 점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가게에는 상당히 넓은 지하실이 있고 거기를 창고로 쓰고있는데,


지하로 향하는 계단의 중간 정도의 옆에 왜인지 모르게 창문이 하나있다고 한다.


물론 열어도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기는 한데, 뭔가를 칠한 벽이 나온다.


다만 그 벽은 얇고, 벽 건너 편에는 분명히 방이 있는 것 같은데... 당연하달까 들어갈 수 있는 입구도 없고 도면에도 없다.



2차대전 이전 시절에는 병원이었다고 얘기하면서 그때의 흔적 일지도 모른다고 점장은 말했다.


이런 가게를 2, 3곳 정도 알고있는데, 신기하게도 꽤나 진짜로 귀신나오는데도 번창한다.



이렇게나 번창한 곳은 영혼도 들르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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