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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일한 겪은 무서운 일이었다.


아버지가 된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가을에 나는 뒷산에서 미아가되었다.


그 산에는 절의 묘지를 빠져나온 곳에 있는 낮은 산이었는데


나는 유치원 정도 때부터 근처의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과 함께 무덤과 그 산을 누비고 다녔기에,


말하자면 거긴 우리집 앞마당 같은 것이었다.




어느 날, 나는 그렇게나 잘 아는 산에서 길을 잃은거야.


시간은 아마 오후 3시 전후쯤 되었을까,


다른 친구가 그 때 함께 있었는지 처음부터 혼자 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우두커니 기념비의 앞에 서 있었다.


거기에서부터 이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념비라고했는데, 무슨 기념비 인지도 모른다. 단지, 그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몇 번이나 돌아 다니고 있는 산인데, 그런 비석 따위 처음 봤다.


신기하게 생각해서 잠시보고 있던 나는 왠지 갑자기 무서워져서 산을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내려가도 내려가도 산기슭에 도착할 수 없었다. 겨우 100미터도 안되는 "언덕"정도의 산인데.


도중에 산기슭의 절의 지붕이 보여 안심했지만,


거기에서 상당히 내려 갔을텐데도 아무리해봐도 그 절에 도달할 수 없었다.


확실히, 계속 내리막길 뿐이니 이제는 분명히 도착 했을 법도 한데.




문득 깨닫고 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이대로 밤이 된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서 엉엉 울면서도 계속 걸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알아챘다.


아까부터 몇 번이나 같은 길을 내려가고 있던거였다.


그것은 도중에 보였던 절의 지붕을 여러 번 같은 각도에서 봤다는 사실을 깨닫고 알아챘다.


마침내 나는 미친 듯이 울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있으니 어디 선가 갑자기 불경이 들려오고,


그 목소리는 점점 커져서, 내 귓가 바로 뒤에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서워서 무서워서 뒤돌아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다.


갑자기 "갈-!!" 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불경은 멈췄다. (지금 생각하면 "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그냥 큰소리가 난걸로 생각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내가 앉아있던 곳은 묘지의 한복판이었다.



거기는 항상 놀던 장소라서 거기서 부터는 바로 절의 경내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무섭기도 하고 기쁜기도 해서 더욱 크게 울며 절의 경내를 걷고 있었더니, 집에 돌아오지 않은 나를 걱정하여 찾으러 나온 어머니와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 이야기를 집에가서 해봐도 "무덤에서 졸면서 꿈에서라도 본거겠지"라며 아무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지만...


나는 잠든 적이 없고, 실제로 엄청 걸었기 때문에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이후로 지금까지도 그 산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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