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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67th] 횻토코 가면

레무이 2017. 3. 15. 23:44

(횻토코: 입이 뾰족이 나오고 짝짝이 눈의 익살스러운 가면; 또, 그 탈을 쓰고 추는 춤; 추남)


상당히 좋아하는 이야기.




나의 할아버지는 사촌이 있었는데 10대 초반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것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운 죽음이었다고···.


죽은 당시 친척과 이웃들에게 여러가지 소란을 피웠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 물자가 부족했던 시대의 어느 날,


그 사촌은 친구와 함께 뭔가 팔거나 음식과 교환 할 만한 것이 있을까 해서 집의 창고 속을 뒤지고 있었다.


그 사촌도 우리 본가에서 사는 가족이었는데, 창고에 잡동사니라고도 골동품라고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있어서, 그 속에서 뭔가 찾아 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



찾다보니, 횻토코 가면을 찾아낸다고 한다.


 


그 가면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촌은 그것을 쓰고 거리로 뛰쳐 나와 마구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물론 함께 있던 친구 녀석들도 바보였기 때문에, 함께 한바탕 소란을 피웠고, 그대로 저녁까지 횻토코 가면을 쓰고 놀았다고 하는데,


한동안 사촌이 뭔가에 걸렸는지 갑자기 넘어져서 길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엔 장난하는건가 생각했지만 불러도 윽박질러도 전혀 대답이 없었기 때문에 그 모양이 이상하다고 생각, 즉시 들쳐업고, 본가의 다다미 방으로 데리고 갔다.


쓰러진 상태에서 몸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지만, 희미한 목소리로 "가면을··· 가면을 벗겨줘···" 라고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횻토코 가면을 벗겨내니, 안색은 흙빛, 입술은 보라색, 완전히 생기가 없어져 있었는데, 그건 거의 죽은 사람의 얼굴과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이제 거의 호흡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의 사촌을 보고는 가족도 반쯤 죽음을 각오하고 의사를 불렀다.


사촌이 쓰러지고나서 의사가 올 때까지는 무려 30분 정도도 지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달려온 의사는 사촌을 조금 살펴보고는, 엄하게 다그치는 태도로 가족에게 말했다.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했던 겁니까!? 이미 죽은지 반나절은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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